국민연금은 1000조원에 육박하는 기금을 운용하며 글로벌 투자계의 큰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수익률도 2019년 11.31% 2020년 9.70% 2021년 10.77% 등으로 높다. 국민연금만 따라 사면 손해는 안 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최근 국내외 증시 침체로 수익률이 3월 기준 -2.66%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국민연금 등 연기금 바구니에 대한 시장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 시장전문가들도 종목을 선별할 때 연기금의 투자패턴은 들여다볼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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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엔솔 상장 직후 2兆 순매수…이후도 꾸준한 사랑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날까지 연기금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순매수 금액만 4조원에 이른다. 5개월여 동안 176만주를 팔기도 했지만, 841만주를 더 담았다.
월별로 보면 연기금은 △1월 2조2524억원 △2월 3902억원 △3월 3752억원 △4월 6380억원 △5월(26일까지) 3577억원씩 LG엔솔을 담았다. LG엔솔이 1월 27일에 상장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장 직후 가장 많이 담았고 현재도 꾸준히 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연기금은 LG엔솔 외에도 최근 5개월간 카카오페이(377300)(2185억원)와 엘앤에프(066970)(1824억원), 팬오션(028670)(1417억원), SK이노베이션(096770)(1415억원) 등의 순으로 순매수했다. 전기차 수요 확대로 2차전지 수요도 꾸준히 늘 것으로 전망되자 LG엔솔 외에 엘앤에프와 SK이노베이션 등 2차전지 관련 종목도 집중적으로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팬오션 현대미포조선도 ‘줍줍’
반면 연기금은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를 2조5654억원어치나 덜어냈다. LG엔솔 상장 전까지만 해도 시총 2위 SK하이닉스(000660)도 6854억원어치를 팔았다. 이 외에도 우리금융지주(316140)(5532억원)와 NAVER(035420)(네이버, 3934억원), 카카오(2660억원)도 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연기금 중 비중이 가장 큰 국민연금은 LG엔솔 외에 팬오션 주식 보유 비중을 1월 5.01%에서 2월 6.12% 3월 7.14%로 늘렸다. 팬오션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6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245.8%나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1.9% 증가한 1조440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미포조선(010620)도 지난 3월 10.3%로 기존(8.17%)보다 2.13%포인트나 늘렸다. 1분기뿐만 아니라 2분기 실적전망까지 밝은 곳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건설 자재기업 케이씨씨(002380)글라시스 주식 비중도 2개월만에 5%에서 7%까지 늘렸고 LX하우시스도 1.1%포인트 늘린 6.21%로 주식 비중을 확대했다. 시멘트 대장주 쌍용이앤이도 최근 주식을 추가 매수하며 비중을 5.01%로 확대한 상태다.
반대로 지분을 줄인 곳도 있다. 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 책임 건설사인 HDC현대산업개발(294870) 12.51%에서 7.5%로 대폭 줄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 중인 가운데도 방산기업 LIG넥스원(079550) 비중은 14.02%에서 12.95%로 줄였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기금의 투자패턴을 보면 모멘텀을 따라가기보다 저가로 매수해 장기 투자를 하는 편”이라며 “개인투자자들도 최근 인덱스를 사기보다 개별업종 위주로 매수하는데, 낙폭과대업종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투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