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원단 수출 플랫폼 ‘스와치온’을 이끄는 이우석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자사만이 가진 경쟁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디자이너들의 창의성을 실물과 디지털 의상으로 구현하는데 필요한 모든 방법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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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석 대표는 동대문의 가치에 눈을 뜨면서 사업모델을 떠올렸다. 패션 대학교에서 프랑스 교수들의 통역을 맡던 오민지 전 대표로부터 미국과 유럽은 유명 브랜드가 많지만 인디 브랜드 시장은 약해 다양한 원단을 소량 구매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동대문과 유럽을 연결해보자는 생각에 스와치(원단 샘플)를 떼어다 유럽으로 넘어가 디자이너들에게 팔아봤더니 먹힌 것. 당시 보부상처럼 원단을 파는 오프라인 에이전시는 많았지만, 온라인 업체는 없었다. 이 대표는 더 큰 해외 플랫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아내 정연미 대표, 지금은 소속을 옮긴 오 전 대표와 함께 2017년 10월 스와치온을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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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2020년 3분기 미국과 유럽이 셧다운하면서 주문도 정체된 것이다. 스와치온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검색엔진 개선 등 서비스 고도화에 힘썼다. 패션 브랜드 고객을 대상으로 보험도 출시했다. 패션 브랜드는 바이어를 찾고 백화점에 물건을 납품하기까지 어느 정도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다.그러나 원단을 생산하는 도매업체는 재주문이 보장되지 않으면 생산을 멈춘다. 원단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브랜드들은 사업에 차질을 빚는다. 그래서 스와치온은 패션 브랜드가 첫 주문 이후 6개월 내 재주문을 약속하면 도매업체로부터의 원단 공급을 보장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도매업체에 미리 제품을 주문해 선구매한 뒤 브랜드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우석 대표는 “투자금도 넉넉했고 매출이 떨어지지는 않았으니 잘 버텼다. 코로나19에 따른 위기 상황을 오히려 서비스를 완벽하게 만들 기회라 여기고 보험 출시와 신규업체 발굴, DB 확장, 신사업 구축에 집중했다”며 “덕분에 작년 4분기부터 성장률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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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은 실물 패션에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하는 것. 패션에는 실제로 입는 의상, 게임 아바타 등 가상세계에서만 존재하는 의상, 실제로는 입지 않았으나 카메라 화면을 통해 체험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AR용 의상이 있다. 스와치온은 세 영역에 모두 발을 담그되, 메타버스가 아직 대중화하지 않은 만큼 고객이 거부감 없이 디지털 패션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실물 의상에 AR 임팩트를 적용한다.
고객이 실제 옷을 입은 뒤 아이폰 카메라로 촬영하면 디자이너의 정체성이 담긴 화려한 AR용 의상이 덧입혀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근 해당 플랫폼 ‘브이모드’(VMOD)를 출시해 서비스 중이다.
이우석 대표는 “디자이너들은 자신만의 창의성과 메시지를 옷이라는 수단을 활용해 표현하는데, 디지털을 활용하면 다양한 효과로 더 자유롭게 개성을 표현할 수 있어 디지털 패션에 관심이 많다”며 “이런 니즈를 확인하면서 신사업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타버스는 다가올 미래인 만큼 가상에서 활용할 패션도 제작하고 있지만, 당장은 실제 활용성에 집중할 것”이라며 “한번 사고 마는 게 아니라 쉽게 접근해 재미를 느끼며 꾸준히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실물과 가상 경험을 모두 제공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