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국내 증권가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사고에 시장 참여자, 특히 정보와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소액 주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1000만 ‘동학개미’(국내 주식 개인투자자) 시대를 맞이한 만큼,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주주 운동도 강화되는 추세다. 과거에는 특정 기업이나 일부 기관 투자자에 국한됐다면, 정보와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소액 주주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 마련을 목표로 하는 주주 운동도 등장했다.
“보호 장치 도입돼야”…인플루언서 동행 캠페인
‘세이브 코스피(SAVE KOSPI)’ 캠페인 측은 1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한국 주식 시장에 필요한 제도 개선을 제안하는 제도개혁 청원문을 게시했다. 오는 21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청원 퍼포먼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규식 회장은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대주주의 회삿돈 유용,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거수기’ 기업 이사회 등 잘못된 지배구조의 전형적인 폐단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수탁자 의무’ 입법과 증거 개시 제도 도입 등 보호장치가 마련되면 지배구조 고질병을 근본적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용사, 주총 앞두고 주주환원 정책 촉구
내달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자산운용사들도 주주의 기본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약 1.55%의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안다자산운용은 SK케미칼(285130) 이사회에 정기주주총회 상정 안건을 전달했다고 16일 밝혔다. △집중투표제도입 정관 변경 △배당액 증대 △감사위원회 위원인 사외이사 선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안다운용 측은 지난해 SK케미칼에서 물적분할된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상장에 따라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면서 주주 가치 제고 요구하고 있다.
브이아이피자산운용은 한라홀딩스(060980) 지분 5.09%를 신규 취득을 지난 9일 공시했다. 브이아이피운용 측은 “한라홀딩스는 탄탄한 자회사와 안정적 자체 사업에도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저평가 상태가 지속됐다”며 “자사주 매입·소각 등 명확한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해 발표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월에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이 BYC(001460)를 상대로 주주 활동을 예고했다. 지난해 7월 BYC 소액주주연대는 BYC에 “재평가되지 않은 부동산 자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면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주서한을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