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미상 ‘사르코이드증’…진단기술 발달로 환자 늘어

전신적 염증 질환… 폐 침범이 90% 넘어 주의
여성, 20~40세서 환자 많아… 피부·눈 등에서도 나타나
염증 이상 반응 억제에 치료 초점… 치료 후 정기검사 필요
  • 등록 2022-01-16 오전 7:45:46

    수정 2022-01-16 오전 7:45:4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사르코이드증은 병명조차 한글로 번역되지 않았을 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질병이다. 쉽게 설명하면 다양한 형태로 온몸에 육아종이 생기는 병이다. 육아종(肉芽腫, granuloma)은 대식세포라는 백혈구가 모여 덩어리진 형태로, 병원체나 원인 모를 항원을 제거하고자 할 때 생긴다. 폐 사르코이드증은 육아종이 폐에 주로 생기는 경우다. 염증성 종양으로 면역 기전에 이상 생기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예전엔 ‘유육종증’으로 불렸다.

발병률은 서구에서는 1만 명 당 1~4명꼴로 비교적 흔한 편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희귀질환으로 알려진다. 이는 진단된 사르코이드증의 비율이 낮고, 그만큼 국내에 사르코이드증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근 진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환자 수가 점차 늘고 있다.

김경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르코이드증은 자연 치유되기도 하지만, 만성적으로 진행해 폐 기능 저하 등 다양한 임상적 경과를 보인다”며 “폐에서 염증이 생기는 것이 가장 흔하지만, 전신적 염증 질환으로 확대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원인 미상… 90%는 폐 침범에 의해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환경적, 유전적, 면역학적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된다. 증상은 무증상에서 장기 부전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피로, 발열, 식욕감퇴, 체중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사르코이드증의 약 90%는 폐에서 생긴다. 폐 침범 위치에 따라 마른기침, 호흡곤란, 흉통 등 천식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이 나타나고, 주로 20~40세에서 많이 발생한다. 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에서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경훈 교수는 “사르코이드증은 대부분 폐의 침범에 의해 발생하지만, 피부나 눈 등 다양한 장기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 후 만성·재발 가능성… 정기검사·추적관찰 필요

폐 사르코이드증을 감별하기 위해서는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가 필수적이다. CT 소견을 참고해 기관지경이나 기관지폐포세척검사, 기관지경 초음파를 이용한 조직검사가 뒤따른다. 또 폐기능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폐기능을 평가하고 다른 장기의 침범 여부와 정도에 대한 검사도 함께 실시한다.

사르코이드증은 면역 이상 반응으로 육아종이 발생한 병이기 때문에 염증 이상 반응을 억제시키는 데 치료의 목표를 둔다. 환자의 약 3분의 2에서는 자연적으로 증상과 병의 경과가 좋아지지만, 나머지 3분의 1은 지속하거나 점차 악화할 수 있다. 치료와 추적 관찰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치료는 병의 경과에 따라 급성, 만성, 불응성으로 나누고, 각기 다른 치료법이 적용된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등 약물 요법이다. 다만 약물 요법도 장기 침범과 그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김경훈 교수는 “폐 사르코이드증의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병이 만성으로 진행되거나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며 “치료나 경과가 좋아진 후에도 정기적인 검사와 추적 관찰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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