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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를 상징하는 단어는 ‘공정’이다. 그는 검사 시절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죄가 있으면 수사하는 ‘원칙주의자’였다. 지난 2013년 박근혜정부 때는 검찰 수뇌부의 압박으로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수사가 중단될 위기에 몰리자 직접 국정감사장에 나가 외압 사실을 폭로했다. 이로 인해 ‘좌천성 인사’를 당했던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도 그의 칼날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재직 당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를 진행하며 다시 한 번 ‘살아 있는 권력’과 맞섰다. 결국 이 수사는 문재인 정부와 윤 전 총장 간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었고, ‘반문(反文) 세력의 구심점’으로 뛰어올랐다.
이처럼 윤 후보의 강점은 반문과 공정의 상징으로 불린다는 점이다. 문재인정부와 대척점에서 싸우는 과정에서 탄압을 받아 검찰총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정치에 뛰어든 스토리는 강성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 표심도 자극할 수 있는 자산이다. 여기에 파평 윤씨 출신으로 ‘충청 대망론’을 등에 업고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이념적으로는 중도층까지, 지역적으로는 충청권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윤 후보의 가장 큰 무기다.
반면 짧은 정치 이력은 약점니자. 지난 6월 말 정치참여를 선언한 ‘정치 신인’인 만큼 정제되지 않은 실언은 마이너스 요인이란 분석이다. 또 경험도 부족하다 보니 의제 설정 능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기본소득’에 대응할 만한 대표 정책이나 없다는 것이다.
다만 기회는 있다. 이번 대선이 정권교체 여론이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권 교체론이 거의 모든 이슈를 덮는 상황이다 보니, 다소 부족한 정치력이나 정책적 역량이 커버된다는 것은 윤 후보에게는 큰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처가 관련 리스크는 여전하다. 부인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연루했다는 의혹이 여권에 공세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윤석열 캠프는 김씨의 2010년 도이치모터스 거래 내역이 담긴 주식계좌를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민주당은 “범죄 혐의가 없고 손해만 봤다는 것은 허위 변명”이라고 맞서고 있다.민주당은 또 김씨의 허위 이력 및 논문 표절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장모인 최모 씨의 경우에도 요양병원을 불법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부정으로 수급한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에 윤 후보가 앞으로 검증의 시간에서 여당 공세에 맞서기 위해서는 처가 리스크는 물론 고발사주 의혹과 실언 등도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고발사주 의혹은 윤 후보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 대검찰청이 야당을 통해 범여권 인사들의 고발을 사주해 지난해 4월 총선에 영향을 주려 했다는 내용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고발사주 국기문란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윤 후보를 직권남용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고발사주 의혹에 연루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후보는 “공수처가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지만,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자칫 본선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후보는 또 지난 6월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에 입문한 이후 발언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주 120시간 근무’, ‘부정식품’, ‘건강한 페미니즘’ 등의 발언으로 ‘1일 1실언’이라는 구설수에 오르기까지 했다. 지난달 19일에는 ‘전두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공개 사과까지 했지만, 자신의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더 큰 논란에 휩싸였다.
당 안팎에서는 이제 윤 후보가 ‘대선 링’에 오른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정치평론가는 “고발사주, 처가 리스크, 실언 등은 애초에 나온 리스크인 만큼 여당의 공세에 밀리지 않으려면 철저한 반박 논리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대선이 4개월 남은 시점에서 메시지 관리에 소홀해지면 중도층은 물론 부동층의 표심도 멀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