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반등 성공했지만…거래대금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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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지루한 박스피의 가장 큰 원인은 상승 동력 부재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기업들이 지난 2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자 3분기 실적 기대는 부담이 됐다. 그 이상의 최대 실적이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가시지 않은 데다, 빅테크 규제 가능성은 코스피 상승세를 견인해온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중국의 헝다그룹 디폴트 상황에 미국 테이퍼링 이슈는 증시 상승 전망을 어둡게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반도체 업종이 버텨주고 있지만, 바로 올라가기에는 헝다 이슈에 부채 한도 상향조정 이슈 등 여러 가지가 겹치며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3100선을 지켜내고 있지만, 위로 확 가기엔 찜찜하다 보니 거래대금도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보릿고개…얼마 안 남았다
투자전문가들은 증시 보릿고개가 끝자락에 거의 다다랐다고 봤다. 10월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거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시점을 10월 초반으로 보느냐 중반 이후로 보느냐에 차이는 있지만, 내달부터 코스피가 상승 동력을 회복할 거로 본 것이다.
10월 동력 회복 요인으로는 글로벌 불확실성의 일부 해소가 꼽혔다. 국가 부채 한도 유예 법안과 2가지 인프라 투자 법안의 미국 양원 통과 여부가 27일(현지시간) 결정된다. 국가 부채 한도 유예 법안은 12월 3일까지 연방정부 자금 지원, 내년 말까지 부채 한도를 유예하는 내용이다. 지난 21일 하원을 통과해 상원 통과만 남겨두고 있다.
인프라 투자 법안은 1조 달러의 물리적 인프라와 3조5000억 달러의 휴먼 인프라 두 가지 예산안의 처리가 상원을 통과해 하원 통과만 남겨두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재정정책이 다시 움직이면 본격적인 반등장의 신호가 될 수 있다”며 “10월부터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 있다”고 짚었다.
이경민 팀장은 “연말 소비시즌을 앞두고 낮아질 대로 낮아진 재고율의 반등세가 시작된 것”이라며 “재고축적 수요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미국 제조업 경기회복, 글로벌 교역 개선, 한국 수출 모멘텀 강화, 한국 기업이익 개선, 코스피 상승 모멘텀 강화 및 상승 여력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흐름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기업의 수출 호조는 원화 강세 압력을 높이는 변수다. 9월 원·달러 환율은 1150원대에서 1170원대로 상승했지만, 10월엔 이런 흐름이 진정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원화 약세는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으로 이어질 기회가 될 거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0월 중순 이후에나 3200선 돌파가 가능할 거로 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악재가 사라지고 증시 하단이 단단해지고 있지만, 위로 올라갈 힘이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며 “10월 초에 이어질 발표가 썩 좋아 보이지 않고 중순쯤부터 시작될 기업의 3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지면서 충분한 상승 동력을 회복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