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세대가 '#백현이를_위한_맛집'을 검색하는 이유

"맛집이요? 아이돌 이름으로 검색하면 나와요"
아이돌 멤버 이름 들어간 해시태그 활용 유행
기존 광고성 리뷰에 불신…소속감 느끼는 온라인 관계 신뢰
전문가 “광고에 예민한 MZ세대… 진정성에 반응해”
  • 등록 2020-11-14 오전 12:05:16

    수정 2020-11-14 오전 12:05:16

강모(여?23)씨는 친구들과의 약속이 잡혔을 때 트위터에 먼저 접속한다. 방문할 지역에서 유명한 맛집을 찾기 위해서다.

트위터에 검색창에 ‘OO(지역명)맛집’이 아닌 ‘승연아_우즈야_여기야’, ‘황제님을위한메뉴판’, 강다니엘_염염긋, 백현이를_위한_맛집투어 같은 특정 해시태그 뒤에 방문할 지역명을 넣어 검색한다.

최근 1020세대 사이에서 트위터에서 아이돌그룹 멤버 이름을 이용한 맛집 검색이 유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포털사이트나 블로그 등에서 맛집을 검색하는 방법이 아닌 아이돌그룹 멤버 이름과 지역명을 통해 맛집을 찾는 것.

강씨처럼 특정 해시태그를 포함한 게시물 대부분이 지역명을 언급하고 있는 맛집 추천글이기 때문이다. 이를 참고하면 자신이 방문하고자 하는 지역의 맛집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해시태그와 ‘연남’을 함께 검색한 결과 연남동에 위치한 다양한 맛집이 검색된다 (사진=트위터캡쳐)


해시태그로 맛집 공유하는 트위터리안

이같은 방법은 지난 2017년 모 아이돌 가수의 팬덤이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에게 맛집을 추천하기 위한 용도로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소수의 아이돌을 대상으로 해시태그를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그 수가 늘어나 현재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해시태그 수만 해도 십여개가 넘는다.

트위터는 특히 1020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지난해 10월 와이즈앱이 발표한 ‘SNS앱 이용 시간 분석’에 따르면 트위터가 10대가 오래 사용하는 앱 2위 20대가 오래 사용하는 앱3위에 올랐다. 1020세대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트위터에서 해시태그 기능을 활용한 맛집 추천 방식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단순히 아이돌 가수에게 맛집을 추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팬덤 내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맛집을 아카이빙(archiving)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특정 태그로 분류되기 때문에 검색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트위터 해시태그를 이용해 맛집을 찾아간 트위터 이용자가 찍은 사진 (사진=정한음 기자?제보)


정보의 진정성중시하는 1020

그렇다면 왜 1020 트위터 이용자들은 해시태그를 통해 맛집을 검색할까?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5세에서 24세 사이의 응답자 22%가 ‘SNS팔로워?구독자?이웃을 친구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만 25세에서 39세 응답자(8.3%)와 만 40세에서 50세 응답자(7.0%)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온라인을 통해 형성된 관계에도 오프라인 관계와 비슷한 소속감과 친근감을 느끼는 것이다.

모 아이돌 그룹의 팬인 김지민(여?23)씨도 트위터에서 맛집 추천 해시태그를 이용해 맛집을 검색한다.

김씨는 “다른 SNS에서 칭찬 일색인 맛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기대보다 별로였다”며 “나와 비슷한 (아이돌이라는)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방문했다는 후기를 보면 오히려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이어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맛집을 추천하기 때문에 일반 음식점 리뷰보다 믿음이 간다”고 덧붙였다.

맛집 추천 해시태그를 포함한 글을 보고 해당 음식점을 방문한 트위터 이용자들의 후속 반응이 맛집임을 검증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 처음으로 맛집 추천 해시태그를 사용해봤다는 트위터 이용자 권지한(가명?19)씨는 “아이돌 팬인 지인을 통해 아이돌 팬덤이 사용하는 맛집 추천용 해시태그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심사는 다르지만 트위터 내에서 꾸준히 맛집으로 언급되는 것을 보니 믿을만한 정보라는 생각이 들어 직접 사용해봤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MZ세대광고 아닌 진짜 정보를 중시하는 성향

전문가들은 ‘진짜 정보’를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재흔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MZ세대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재미있는 광고는 적극 수용하지만 광고가 아닌 척 속이려 하는 광고는 회피하려는 성향이 있다”며 “광고가 섞이지 않은 ‘진짜 정보’를 찾기 위해 다양한 검증을 거치거나 특정 키워드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트위터에서 유행하고 있는 맛집 해시태그도 원래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맛집을 추천하고자 하는 의도로 만든 것”이라며 “그 부분에서 1020세대의 트위터 이용자들이 진정성을 느끼고 거부감 없이 수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냅타임 정한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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