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타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같은 겨울철 장염은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음식물 보다는 침 또는 대변 분비물을 통해 빠르게 전염되므로, 어린이집 등에서 주로 영유아들에게서 집단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여름철 장염은 소위 ‘식중독’에 의해 발생하는 세균성 장염이 대부분으로 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대장균 등의 주요 식중독 균들이 위생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조리되거나 더운 날씨에 쉽게 변질된 음식물 등에 오염되면서 인체 내로 들어와 감염을 일으킨다.
여름철 장염 역시 전염성이 강한 질환이라 특히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급식, 물놀이 등 단체생활을 하는 아이들에게 쉽게 전염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아이들의 여름철 건강을 대비해 울산 함소아한의원 김태희 원장의 도움말로 장염의 증상과 경과, 장염에 걸렸을 때 좋은 음식에 대해서 알아본다.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나 세균, 이들이 들어있는 음식물이 위장관을 통해 들어오게 되면 아이들은 구토, 설사, 발열, 복통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설사는 보통 임상적으로 하루에 3번 이상 (또는 평소 대변 횟수 보다 2회 이상 더 많이) 무른 변 또는 설사를 하면 장염이라 할 수 있으며, 구토는 물만 먹어도 토하는 양상을 보이고 구토와 설사 둘 중 하나만 보이기도 한다. 또한 어른들과 같은 전형적인 장염 증상 없이 속이 울렁거리고 더부룩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유아 장염의 이런 증상은 최대 10일까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조금 호전되어도 완전히 나은 것은 아니다.
◇장염 앓고 살이 빠지거나 폭식하기도
뱃골이 작은 아이는 장염을 겪는 과정에서 탈진하여 원래 적었던 식욕마저 사라져 아무것도 먹고 싶어 하지 않아서 체중이 줄어든 경우가 빈번하다. 반면, 뱃골이 큰 아이들은 그동안의 공복을 빨리 채우고 싶어 급히 먹거나, 갑자기 많이 먹게 된다. 두 경우 모두 염증으로 인해 탈이 났던 장이 회복하는데 걸림돌이 되며, 장염 직후 먹는 음식의 영향과 훼손된 융모막으로 인해 녹변처럼 평소와 다른 변을 보기도 한다.
장염 증상을 계속 보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 및 전해질 공급이다. 심한 탈수가 의심된다면 수액 공급이 필요하며 장과 속을 달래 줄 수 있는 맑은 국(양념을 하지 않은)을 섭취하게 하고 기름기가 너무 많거나 차가운 음식, 당분이 많은 주스, 생우유, 탄산음료, 생과일은 증상이 회복되는 일주일 후까지 삼가 하는 것이 좋다. 설사가 심하면 죽이나 미음과 함께 따듯한 보리차 등을 먹여 수분 섭취에 신경 쓰고, 특히 소아들은 우유를 마시면 소장내벽의 융모막 손상으로 인해 소화가 어려우니 주의한다. 구토가 심한 경우에는 반나절정도는 고형식을 먹이지 않는 것이 좋고 밀가루 음식도 피해야 한다.
◇장염에 걸렸을 때 먹으면 좋은 음식
1) 맑은 콩나물국 한의학에서 콩나물은 대두황권이라는 명칭이 있는 약재로 근육이 쑤실 때 치료제로 쓰이고 염증을 억제하며 열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콩나물국을 맑게 끓여서 그 물을 자주 먹게 하고, 밥을 소량 말아서 먹게 되면 탈수도 막고 속도 풀어서 장염 회복에 도움이 많이 된다.
3)미나리는 각종 염증을 효과적으로 치유하며, 염증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준다. 또한,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켜 면역력을 높이는 효능이 있어 평소 장염 예방 차원에서 섭취하는 것도 좋다.
한방에서는 장염을 아이들의 체질에 따라 침과 뜸 치료, 탕약으로 개선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 장염은 비위에 습이 쌓인 것으로 보아, 몸 밖으로 습을 제거해 치료하는데 위령탕은 장염에 쓰는 대표적인 처방으로 창출, 후박, 진피, 저령, 감초, 생강, 대조 등의 약재로 설사와 복통, 음식이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을 치료한다. 장의 운동을 마비시키는 정장제와 달리 위령탕은 몸 밖으로 습사를 빼내서 설사를 멎게 하는 처방이다. 이와 함께 침치료와 복부의 뜸치료로 손상된 소장의 융모막과 소화기능의 회복을 도와줄 수 있다.
김태희 원장은 “아이들이 여름에 자주 앓게 되는 장염은 길면 열흘 정도 갈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조금 나아지더라도 방심하지 말고 음식 관리와 수분 보충에 신경을 써서 치료 및 회복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