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3기 신도시, 빠른 추진이 답이다

  • 등록 2018-12-21 오전 4:10:00

    수정 2018-12-21 오전 4:10:00

[이데일리 박민 기자] 학습효과 때문일까. 지난 19일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3기 신도시’를 놓고 주택 시장 안정화 효과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서울에 집중된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고 나아가 급등한 집값도 잠재울 것이라는 기대감 한편에는 역대 정부에서 추진했던 1·2기 신도시처럼 베드타운으로 전락, 결국 수도권 초집중화만 다시 자극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공존한다.

정부도 이런 우려를 모르는 게 아니다. 기존의 신도시가 직면한 문제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교통망 확충’과 ‘자족기능 강화’라는 두 카드를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단 3기 신도시는 기존 1기(5km)나 2기(10km)보다 서울과 더 가까운 2km 이내인 곳을 선정, 광역급행철도(GTX) 구축 등을 통해 서울까지 30분안에 출퇴근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또 기업 등이 들어설 도시지원시설 용지를 기존 신도시보다 2배 이상 확보해 자족 기능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사실 이번 3기 신도시는 상당히 우회한 느낌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안정의 지름길로 재건축·재개발사업 규제완화를 통한 신규 주택 공급을 꼽는다. 더 이상 개발할 땅이 없는데도 주택 수요는 많은 서울을 미국 뉴욕이나 일본 도쿄처럼 고밀도로 개발해 주택 수요를 충족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재건축·재개발은 투기 수요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현 정부가 꼽은 첫 규제 대상이다. 이제 와서 규제 노선을 바꾸기도 어렵고, 고밀도 개발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되는 만큼 신도시가 답이 되도록 만드는게 현재로선 최선이다.

다만 3기 신도시가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의 공급 대안이 될지는 정부가 보여줄 사업 추진력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지 수용 문제로 주민 반발이 심할 경우 사업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 비싼 땅값은 기업 유인효과를 떨어트릴 수 있다. 결국 1, 2기 신도시처럼 기반시설이 부족한 베드타운으로 전락한다면 주택시장 안정은 커녕 경기침체까지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신도시 추진 과정에서 자칫 시간만 늘어질 경우 서울 집값은 언제든 다시 뛸 수 있고, 정부 정책은 ‘역시나 믿는게 아니었다’는 한탄으로 귀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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