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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 구동방식 예측해보니
정부가 올 4분기 시범운용을 목표로 한 ‘제로페이(소상공인페이)’는 신용카드 대신 스마트폰 앱으로 바코드나 QR코드를 읽히면 내 통장에서 식당 주인 통장으로 자동으로 돈이 송금되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실제 제로페이는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까.
업계에서는 충전식인 카카오페이 등 기존 간편 결제 서비스에 곧바로 적용 가능하도록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공개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에 이들 간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해온 사용자라면 외형상 큰 변화가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충전식 외에도 계좌이체(직불)식도 비중 있게 거론된다. 스마트폰을 휴대가능한 전용단말기에 접촉하면 결제가 진행되는 음파 방식도 오르내린다.
모두 QR코드를 인식하면 간편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동소이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들 간편 결제 서비스도 예상보다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할 뿐 아니라 결제 과정에서 수수료 발생 요인이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수수료를 최대한 줄여서 결제 수수료를 0%대로 내리겠다는 것이다.
충전식·직불식 두 축으로 운영
두 방식 모두 소비자와 판매자가 소상공인에 우대 수수료율이 적용된 간편 결제 앱에 계좌를 등록하면 일단 준비 완료다. 물론 직불식과 달리 충전식의 경우 일종의 모바일 상품권인 사이버머니를 충전하는 절차가 추가로 필요하다. 극단적으로 한도대출계좌를 활용한 직불식 결제 시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후 소비자는 이 앱을 구동해 판매자 QR 코드를 인식해 금액을 입력한 뒤 결제를 요청하면 간편 결제 서비스 업체가 소비자 계좌로부터 판매자 계좌로 대금을 이체한다. 충전식의 경우 현금이 아니라 사이버머니가 오간다는 차이가 있다.
결제 방식 따라 수수료율 상이
온전히 결제 프로세스를 시장에 맡긴다면 직불식은 간편 결제 업체가 은행을 통해 소비자 계좌로부터 출금해 판매자 계좌로 입금하는 동안 입출금 수수료를 각각 물어야 한다. 이를 중개하고 플랫폼을 운영하는 수수료도 별도로 붙는다.
반면 충전식은 사이버머니가 오가므로 이 과정에 수수료는 없다. 다만 연계된 은행 계좌를 통해 사이버머니를 충전하고 환전하는 과정에 별도의 수수료가 붙을 여지가 있다.
일각에서는 불가피하게 은행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만큼 상대적으로 핀테크 기술도 뛰어난 인터넷전문은행이 대표 사업자로 떠오르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됐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별도로 자사 계좌 간 앱투앱 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인 케이뱅크조차 타행 간 거래의 경우 수수료 발생 문제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반면 상대적으로 큰 수수료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과 같은 사업자가 제로페이 사업자로 참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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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정부안대로라면 제로페이는 세제혜택 이외 누적 사용에 따른 부가서비스 혜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들이 제로페이를 사용하기 위한 유인책이 없다고 판단해 기존대로 신용카드를 주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경우 성공 가능성은 낮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