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다산로에 위치한 사단법인 한국종이접기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오경해(55) 회장은 종이접기야 말로 첨단산업에 접목할 수 있는 고도의 창의력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발사될 때에는 접혀있지만 우주로 나가면 펼쳐져야 하는 우주선의 태양전지판, 로봇, 의학 연구 등에 이미 종이접기 기술이 활발하게 응용되고 있다고 한다. 첨단과학에 응용되는 종이접기가 최근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1인 방송 형태의 한 TV예능프로그램에 ‘종이접기 아저씨’로 유명했던 김영만 씨가 나오면서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오 회장은 “지난달 개최한 ‘코리아 종이접기 컨벤션’ 행사에 어느 때보다 아버지들의 참가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전국 지회에서도 종이접기 교육에 관심을 보이는 성인이 늘고 있으며 종이접기 관련서적 수요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 1989년 설립된 한국종이접기협회는 현재 전국에 정회원 1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종이접기 교육사업과 자격검증, 전문강사 양성을 주관하면서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특히 국내 종이접기 관련 단체 중 유일하게 국가공인인 ‘종이접기 마스터’ 자격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오 회장은 사회적으로 종이접기가 과소평가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종이접기야말로 평생학습시대인 요즘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어린이들은 종이접기 놀이를 통해 창의력과 집중력을 기를 수 있다. 그는 “종이접기는 ‘모방→응용→창의’로 이어지는 단계를 거친다”며 “한 단계라도 빼먹으면 완성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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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회장은 스스로가 경력이 단절됐다가 다시 사회활동을 하는 소위 ‘경단녀’다. 이 때문에 최근 경단녀의 사회복귀에 대해 많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그는 “나는 종이접기를 접했을 때 종이접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가족들을 설득했다”며 “너무 큰 꿈을 꾸지 말고 작더라도 구체적인 계획과 열정을 갖고 꿈을 이루다보면 조금씩 꿈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종이접기가 건전한 놀이문화로 자리매김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과 연계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종이접기 교육 체계는 이제 탄탄하게 구축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종이접기가 사회공헌활동뿐만 아니라 의학, 기계공학 등 학술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연구할 계획”이라고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