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출신 김규돈 종근당 부사장, 2년만에 퇴사

지난달말 사임..올해 초 1년4개월만에 대표이사 물러나
  • 등록 2015-09-03 오전 3:00:00

    수정 2015-09-03 오전 3:00:00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LG생명과학, 삼성전자(005930) 출신의 바이오의약품 전문가 김규돈 종근당 부사장이 2년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김규돈 부사장은 지난달 28일을 마지막으로 종근당(185750)을 퇴사했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13년 4월 전격적으로 종근당에 합류한 이후 2년 5개월만에 회사를 떠났다.

김규돈 종근당 부사장
김 부사장은 LG생명과학과 삼성전자에서 신약, 바이오시밀러 등의 개발과 해외사업을 주도한 바이오의약품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LG생명과학(068870)에서 20년 동안 근무하면서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받은 항생제 신약 ‘팩티브’ 개발에 기여했다. 삼성전자에서는 2년 동안 신사업추진단 전문위원을 역임하면서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인허가 등에 대한 초석을 다지는 역할을 담당했다.

김 부사장은 LG와 삼성 간 동종업계 전직금지 논란에 휘말리면서 재계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2010년 김 부사장이 삼성전자에 입사하자 LG생명과학은 동종업계 전직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김 부사장이 2011년 2월까지 삼성전자에서 근무할 수 없다고 판결 내렸다. 김 부사장은 사표를 내고 2011년 3월부터 삼성전자에 출근했다.

그는 종근당에 몸담은 이후 연구개발과 해외사업을 총괄했다. 지난 2013년 11월에는 종근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종근당(신설법인)의 첫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종근당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중책을 맡은 것이다.

김 부사장은 김정우 부회장과 처음으로 전문경영인 공동대표체제를 구축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종근당은 지난 3월 머크세로노 출신 김영주씨를 영입하면서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김 부사장은 1년 4개월만에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이후에도 종근당의 해외사업을 총괄했지만 결국 5개월만에 퇴사를 결심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김 부사장이 종근당의 최근 실적 부진으로 인해 퇴진 압력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종근당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0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7.4% 줄었고 매출액은 2873억원으로 전년보다 4.2%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발매한 당뇨신약 ‘듀비에’가 국내 시장에서 순항 중이고 비만치료 신약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내 상위제약사들과 비교하면 성과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경쟁사인 한미약품은 연이어 대형 신약 수출 계약을 터뜨리며 단번에 연구개발(R&D) 전문 업체의 입지를 다졌고, 녹십자는 해외사업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 유한양행은 다국적제약사 신약 판매로 매출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회사를 그만뒀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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