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체제' 1년…실적·비전 '합격점'

삼성전자 실적 반등, 전년比 플러스 성장 눈앞
반도체 경쟁력 활용해 헬스케어·IoT 시장 공략
  • 등록 2015-05-11 오전 1:30:04

    수정 2015-05-11 오전 1:30:04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지난해 5월 10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지 꼭 1년이 지났다. 이 회장을 대신해 경영 일선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어떤 성적표를 손에 쥐었을까.

실적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는 게 중론이다. 이 회장이 쓰러진 뒤 악화일로였던 삼성전자(005930) 실적은 올해 들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은 헬스케어와 사물인터넷(IoT) 분야를 차세대 성장동력의 두 축으로 설정하면서 미래 비전 제시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 턴어라운드 성공

기업은 실적으로 가치를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실적은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독하게 긴축 경영을 실시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세를 뒤집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 5조2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급한 불을 껐다. 이어 올해 1분기에는 비용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고,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면서 6조원에 육박하는 5조9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추락을 거듭하던 실적이 반등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올해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의 판매 실적이 반영되는 2분기에는 7조원대 후반에서 8조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지난해 2분기(7조1900억원) 이후 1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플러스 성장을 하게 된다. 단순히 갤럭시 S6 시리즈에만 기댄 성과가 아니라 삼성전자의 체질을 바꿔놓은 데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실적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경영을 맡은 후 맞닥뜨린 난제들 가운데 ‘실적 개선’이라는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하면서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게 됐다.

한 재계 인사는 “1년 만에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끌어내는 것은 수십년 동안 경영을 해 온 노련한 기업인들도 쉽게 이루지 못하는 일”이라며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실적을 다시 끌어올리면서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상당 부분 불식됐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토양 위에 헬스·IoT 꽃 피운다

실적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미래 사업에 비전이다. 새 먹거리를 발굴하지 못한다면 현재의 실적이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나아가야 할 길을 비교적 명확히 제시했다. 이 부회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헬스케어다. 이는 고령화라는 사회적 과제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 둔화라는 현실적 고민이 결합돼 탄생한 비전이다.

삼성은 지난 수년 간 글로벌 IT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면서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추게 됐다.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 경쟁력을 헬스케어 분야에 적용해 실시간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면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이 부회장의 판단이다.

이와 함께 IoT도 이 부회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모든 제품을 인터넷으로 연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던 삼성전자의 독자 운영체제(OS) ‘타이젠’은 IoT 시대를 이끌 핵심 키워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헬스케어와 IoT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헬스케어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등 개인 IT 기기와 TV 등 가전제품, 병원의 의료기기가 모두 연결되는 ‘커넥티드’ 시대가 도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헬스케어와 IoT 분야에서의 성공을 자신하는 이유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각종 센서들은 일종의 반도체다. 또 IoT 시대에 모든 사물이 PC와 같은 성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시스템 반도체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부회장이 15조6000억원을 투자해 평택에 첨단 반도체 생산라인을 짓기로 한 것도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포석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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