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그룹도 `옥상옥` 해소…오너일가 `일석이조`

홀딩스, 로지스틱스 분할합병..주력 계열사 한솔제지 8.1% 확보
제지 현물출자시 신주 발행 줄어 지분 덜 희석
홀딩스 자사주 늘어 경영권 방어 `유리`

등록 2015-04-24 오전 3:00:00

수정 2015-04-24 오전 8: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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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SK(003600)그룹처럼 한솔그룹이 ‘옥상옥’ 구조 해소에 나섰다. 한솔그룹은 한솔로지스틱스(009180)를 분할, 합병하며 핵심 자회사인 한솔제지(213500) 지배력까지 확대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한솔홀딩스(004150)의 단일 최대주주는 한솔로지스틱스로 지분 8.1%를 보유하고 있다. 조동길 회장 3.34% 등 오너 일가와 로지스틱스 등 계열사가 17.81%를 가지고 있다. 한솔그룹은 오는 6월 30일을 기준으로 한솔홀딩스 지분 8.1%를 보유한 한솔로지스틱스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해 분할신설된 투자부문을 홀딩스와 합병한다.

이때 로지스틱스가 보유한 한솔홀딩스 지분은 자사주로 편입돼 옥상옥 구조는 자연스레 해소되며, 이는 언제든 경영권 방어에 사용할 수 있다. 조동길 회장 등의 홀딩스 지분율은 25.09%(자사주 7.28% 포함)에서 분할합병후 23.73%(자사주 10.77%포함)로 소폭 낮아진다.

사업부문만 남은 로지스틱스는 한솔홀딩스와의 지분관계가 끊어지지만, 조동길 회장 6.1%와 계열사 등 20.53%의 지분은 유지된다.

한솔그룹이 당초 한솔제지(213500)와 한솔홀딩스간 현물출자 이전에 한솔로지스틱스를 분할, 합병하는 것은 △옥상옥 구조 해소를 통한 오너일가의 지주회사(한솔홀딩스) 직접 지배력 확대 △한솔로지스틱스가 보유한 한솔제지 지분 확보 때문이다.

한솔홀딩스는 한솔로지스틱스가 보유한 한솔제지 8.1%를 가져오며 한솔제지의 지분율을 당초 7.26%에서 15.36%까지 늘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추후 한솔홀딩스가 지주회사 요건(상장 자회사 지분 20%이상)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한솔제지 지분은 최소 4.64%로 낮아진다. 이는 현재 이인희 고문(3.51%)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한솔제지 지분(6.92%)만 현물출자하더라도 지주회사법상 자회사 지분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현물출자 규모가 적어지면 홀딩스의 신주 발행도 줄어 오너일가의 지분도 덜 희석되는 효과가 있다.

조동길 회장 등은 제지 주식을 내놓고 받을 한솔홀딩스 지분은 홀딩스와 제지간 주가 차이가 클 수록 더 많아지게 된다. 한솔홀딩스는 이번 한솔로지스틱스의 투자부문 합병으로 한솔제지 8.1%외에도 한솔라이팅(29.4%) 등 자회사 지분을 홀딩스가 가져온다. 사업부문만 남은 한솔로지스틱스의 상승여력을 높게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한솔제지는 22일 종가기준 분할 시 기준주가(1만350원)에 비해 114.5%(1만1850원) 상승한 2만2200원을 기록한 반면 한솔홀딩스(기준주가 1만850원)는 27.2%(2950원) 하락한 7900원에 그쳤다. 홀딩스주가를 기준으로 한 제지와의 주가차이는 종전 기준가 4.6%(500원)에 그쳤지만, 현재는 -131.8%(1만4300원)로 확대됐다.

정대로 대우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일가는 안정적인 홀딩스 지분확보를 위해 공개매수 전까지 사업 자회사의 영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한솔로지스틱스와 분할, 합병 이후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며 “시장의 예상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솔그룹은 내년말까지 한솔제지(15.4%)를 비롯해 한솔테크닉스(14.81%), 한솔EME(18.97%) 등의 자회사 지분요건(상장 20%, 비상장 40%) 등을 맞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