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힘]함량.흡수 형태따라 치료 용도 달라 주의

  • 등록 2014-11-27 오전 5:36:11

    수정 2014-11-27 오전 5:36:11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우유는 한번에 100㎖를 먹거나 200㎖를 마셔도 똑같은 우유다. 최근 인기를 끄는 과자 ‘허니버터칩’도 한 봉지 먹을 때나 한 박스를 먹을 때나 ‘달콤한 감자칩’이라는 특성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의약품은 똑같은 성분으로 구성됐더라도 함량이나 흡수 형태에 따라 용도가 다른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피나스테리드’ 성분이다. 피나스테리드가 5㎎ 들어 있는 ‘프로스카’는 전립선비대증치료제로 사용되지만 1㎎를 함유한 ‘프로페시아’는 탈모증 치료 목적으로 쓰인다.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도 용량에 따라 쓰임새가 다르다. 실데나필 성분의 비아그라는 50mg과 100mg은 널리 알려진 발기부전 치료 목적으로 사용된다. 62.5㎎과 125㎎은 폐동맥고혈압 치료제로 복용할 수 있다. 폐동맥고혈압은 폐동맥 내 혈압이 높아져 폐의 혈액 순환이 악화되는 희귀난치성 질환을 말한다.

‘잔탁’과 ‘큐란’이 대표 제품인 ‘라니티딘’ 성분의 경우 75㎎ 한 알은 위산과다·속쓰림·신트림 등의 목적으로 먹으면 된다. 하지만 150㎎은 위·십이지장궤양, 졸링거-엘리슨증후군, 역류성식도염, 마취전 투약(멘델슨증후군 예방), 수술 후 궤양,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투여로 인한 위·십이지장 궤양 등 사용 범위가 달라진다.

우루사 100㎎은 담즙 분비 부전으로 오는 간질환의 보조요법 및 만성 간질환의 간기능 개선 등으로 허가받았다. 우루사 200㎎은 담석증, 원발 쓸개관 간경화증의 간기능 개선, 만성 C형 간염 환자의 간기능 개선 등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우루사100㎎은 일반의약품, 우루사 200㎎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아스피린은 똑같은 100㎎을 함유했더라도 작용기전에 따라 효능이 다르다. 위에서 흡수되는 아스피린은 골관절염(퇴행성 관절질환), 강직성 척추염, 감기로 인한 발열 및 동통, 치통, 두통, 월경통, 신경통 등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 장에서 분해 흡수되도록 설계된 아스피린프로텍트는 심근경색 위험 감소 및 일과성 허혈 발작 위험 감소, 심근경색 후 재경색 예방, 혈전·색전 형성의 억제 등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

의약품이 용량에 따라 용도가 다르다고 쪼개 먹는 것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약은 약효를 늘리거나 편리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한 모양으로 만들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있는 그대로 먹어야 한다. 의사와 약사와의 상담을 거쳐 쪼개먹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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