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월급봉투에 몸값을 올리고픈 직장인들의 고민이다. 하지만 바쁜 직장생활 속에 자격증을 취득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자격증을 취득한다고해도 연봉과 직결된다는 보장도 없다. 명확한 목표의식 없이 취득한 자격증은 아무 쓸모없이 ‘장롱면허’로 전락하기도 한다.
이번 ‘직구토크’의 주제는 나이불문, 남녀 상관없이 ‘확실히’ 돈이 되는 자격증이다. 흔하디흔한 자격증이 아닌 진짜 돈이 되는 자격증은 따로 있다. 바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데이터분석자격증(ADP/ADsP)’과 ‘정리수납자격증’ 등이다. 올해 첫 빅데이터 전문가 합격자 3명 중 2명과 정리수납 강사로 활발히 활동 중인 2명의 주부와 직구토크를 나눴다.
빅데이터 자격증 소지자 , 스카우트·소개 요청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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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윤 SK플래닛 BI추진단 매니저(이하 김)=요즘 빅데이터가 이슈다. 어딜가나 다들 빅데이터라는 말을 쓴다. 하지만 정확한 개념을 알고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빅데이터는 한마디로 데이터가 많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기존에는 의미없다고 생각해 버렸던 데이터까지 끌어다 쓰기 때문이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들자면 검색 키워드 같은 것이다. 과거 신종플루가 퍼졌을 때 검색 키워드로 감염 지역을 알 수 있었다. 멕시코에서 신종플루 검색량이 급격히 늘어났을 땐 그 지역 감염을 추정했다. 그 뒤 브라질과 미국까지 검색량이 많아져 신종플루의 확산을 미뤄 짐작했다. 빅데이터 전문가란 우리 주변의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 남겨지는 수많은 흔적들 속에서 의미있는 패턴을 발견하는 작업이다.
▶서지홍 정리정돈 전문가(이하 서)=사실 빅데이터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일반인에겐 생소하지만 듣고보니 여러 분야에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
▶문정호 외환카드 카드기획실 과정(이하 문)=특히 카드사는 고객 데이터가 중요하다. 카드 구매 내역, 금액 등 기존의 분석업무에서 ‘플러스 알파’를 한 것이 빅데이터다. 고객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은데 우리 회사가 가진 정보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한 고객이 SNS에 우리 카드에 대한 평가를 했다면 이런 것도 데이터가 된다. 고객이 SNS에서 남긴 흔적들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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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물론이다. 만약 한 고객이 11번가에서 유아용품을 검색하고 유아용품점에서 OK캐시백 포인트 적립이 발생했다면 이 고객에겐 유아용품 관련 쿠폰 등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SK플래닛은 SK M&C와 합병 이후 OK캐시백, 11번가, 스마트월렛, 티맵 등에서 소비자의 흔적을 하나로 연결해 빅데이터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상당히 흥미롭다. 실제로 ‘시럽’이란 스마트월렛 앱을 사용하고 있는데 꽤 유용하다. 모든 포인트 카드를 한 곳에 모아 놓다보니 버리지는 포인트도 없이 좋다. 쿠폰도 많이 준다.
▶성=궁금한 점은 빅데이터 전문가 자격증 취득후 실제로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됐냐는 점이다. 예를들면 연봉이 오른다든지….
▶서=빅데이터 전문가 자격증은 올해 도입 시행됐다. 아직까지 직접적으로 몸값이 연결되진 않는다. 하지만 자격증 취득이 사내에 알려지면서 주변 직장동료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최근에 보니 책상 위에 자격증 취득 관련 서적들이 꽂혀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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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수납 전문가, 경력단절 여성도 한달 평균 400만원
▶정영숙 수납전문가(이하 정)=지난 28년간 피아노 강사를 하다가 수납전문가로 컨설팅을 했다. 정리수납전문가 자격증을 따고 현재 강사로 활동 중이다. 자격증을 따고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셈이다. 혼자서 활동하는 게 아니라 팀으로 움직이다보니 사회생활에 대한 두려움도 덜한 편이다. 여성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자격증이다.
▶서=사실 여성들은 30대 중반만 넘으면 갈 곳이 없다. 식당이나 마트 등에서 허드렛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정리수납 전문가는 여성들이 훨씬 더 대우를 받으면서 일할 수 있다. 나 또한 51살에 시작해 현재는 55세다. 현재 싱글이지만 전혀 노후가 전혀 두렵지 않다. 돈 걱정도 없다. 월화수목금토일…일주일 내내 일을 하고 있다.
▶성=궁금한 점은 연봉이다. 돈은 많이 버나.
▶서=물론이다. 한 달에 최고 600만원까지 벌어봤다. 솔직히 경제관념이 있는 편은 아니라 정확한 계산은 하지 않지만 한 달 평균 400만원 정도는 버는 것 같다. 정리수납 전문가들이 월평균 1000만원 정도 번다는 얘기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김=아직 초창기로 수입이 많을 수 있겠지만 정리수납 전문가들이 점점 늘어나면 수입도 줄지 않을까.
▶정=절대 그렇지 않다. 앞으로 정리수납 전문가들에 대한 수요는 훨씬 더 많아질 거다. 예전에는 아무도 포장이사를 하지 않았지만 요새는 다들 포장이사를 한다. 정리수납도 포장이사처럼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아주 초창기라고 볼 수 있다.
▶서=정리수납 전문가의 또다른 장점은 활용도가 굉장히 높다는 점이다. 최근엔 기업들의 수요도 늘고 있다. 가구회사에서 수납정리 설계를 위해 컨설팅을 의뢰하기도 하고 홈스타일에 수납 업무를 컨설팅할 수도 있다. 정리 수납을 하다보면 수납도구들이 2%가 아쉬울 때가 있다. 수납 정리 도구를 직접 설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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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리수납 자격증은 일반인들에게도 꼭 필요할 것 같다. 자격증을 따는데 시간이나 가격이 궁금하다.
▶성=합격률은 어떤가.
▶정=대부분이합격한다. 1급의 경우 거의 100%에 가깝다.
▶성=데이터분석 자격증의 합격률은 어떤가.
▶손=데이터분석 자격증의 합격률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1회 시험 합격률은 3%였다. 450명 정도가 응시해 3명이 합격했다.
▶성=시험 내용이 상당히 까다로운 것 같다.
▶문=현재 데이터 분석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거나 지속적으로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면 본인 의지에 따라 충분히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전혀 관련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배우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IT, 통계 등 전문적인 내용도 포함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들은 좀더 시간을 두고 체계적으로 준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일반인 중에서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가.
▶손=전문가 과정 뿐만 아니라, 준전문가 과정도 있다. 보다 쉬운 과정에 응시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성=자격증을 따는 게 쉽지는 않다. 시간과 노력과 돈이 든다. 각 자격증을 딸 수 있는 기본 자질이 있나.
▶김=데이터분석 자격증이라고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문학적 통찰력이다. 기술만 익힌다고해서 그 속의 숨겨진 의미있는 패턴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사람들의 필요와 니즈를 찾아낼 수 있는 시각이 보다 더 중요하다.
▶서=정리수납은 단순히 환경을 정리하는 게 아니다. 마음까지 정리하는 작업이다. 우울증 환자들의 집에 가보면 대부분 집이 지저분하다. 환경이 지저분하면 정신도 혼란스럽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