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R&D투자 '최다'..보령·근화 오히려 줄여

주요 29개 제약사 연구개발비 분석
일동·한독 '급증'..대웅·LG생과·녹십자도 투자 '활발'
보령·근화 등은 투자 규모 축소해 눈길
  • 등록 2014-04-07 오전 6:00:00

    수정 2014-04-07 오전 6:00:00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제약사들이 불황에도 불구하고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분위기다. 한미약품(128940)을 비롯해 일동제약, 한독 등 신약 개발 제약사로 체질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업체들의 R&D 투자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령제약(003850), 근화제약 등은 연구비 규모를 축소해 대조를 이뤘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제약회사 29곳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투입된 R&D 비용은 총 6365억원으로 전년대비 8.7% 늘었다. 제약사들이 전반적인 불황에도 중장기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

특히 한미약품의 투자가 가장 돋보였다. 한미약품은 작년에 R&D 분야에 1003억원을 투입, 국내 제약회사 중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2012년보다 투자 규모를 26.2% 늘린 것. 한미약품 매출의 17.8%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쓴 셈이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복제약(제네릭) 분야를 기반으로 외형을 확대해왔지만, 최근 들어 개량신약 전문 업체로 체질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만 ‘낙소졸’(소염진통제+위장약)과 ‘로벨리토’(고지혈증약+고혈압약) 등 굵직한 개량신약을 2개 배출했다. 고혈압약 ‘아모잘탄’, 위궤양치료제 ‘에소메졸’ 등 자체개발 개량신약은 이미 미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아벤티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과 공동으로 개량신약 연구를 진행할 정도로 높은 연구 수준을 인정받았다.

일동제약과 한독 등 기존에 연구 활동이 미미했던 업체들의 투자가 급증했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변화다.

일동제약(000230)은 지난해 전년대비 13.5% 증가한 353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국내업체 중 가장 많은 15개의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전립선비대증+발기부전’ 등 차별화된 개량신약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신약, 개량신약 등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연구개발 분야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제넥신에 지분 투자한 한독(002390)은 연구비 투입을 전년보다 35.6% 증액했다. 최근 사노피와의 합작관계를 청산한 한독은 지난달 자체개발 첫 바이오신약의 임상시험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독립경영에 나선 상태다. 삼진제약, 대원제약, 영진약품 등도 전년보다 연구개발비 사용을 대폭 늘렸다.

이에 반해 보령제약, 근화제약, 삼일제약, 일성신약은 R&D 비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4.9%, 467.6% 증가했음에도 연구개발비 투자는 축소했다. 근화제약은 지난 2012년 미국 제약사 알보젠에 인수된 이후 연구 분야 투자는 허리띠를 졸라맸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LG생명과학이 17.9%로 가장 높았다. 한미약품,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등이 매출의 10% 이상을 R&D 비용으로 썼다.

새롭게 업계 1위로 등극한 유한양행은 전년보다 R&D 투자를 18.0% 늘렸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0%로 전체 평균(8.4%)에 못 미쳤다. 제일약품(4.0%), 광동제약(1.2%) 등도 매출 규모 대비 상대적으로 연구개발 활동이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주요 코스피 제약사 연구개발비 현황(단위: 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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