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제약회사 29곳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투입된 R&D 비용은 총 6365억원으로 전년대비 8.7% 늘었다. 제약사들이 전반적인 불황에도 중장기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
특히 한미약품의 투자가 가장 돋보였다. 한미약품은 작년에 R&D 분야에 1003억원을 투입, 국내 제약회사 중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2012년보다 투자 규모를 26.2% 늘린 것. 한미약품 매출의 17.8%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쓴 셈이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복제약(제네릭) 분야를 기반으로 외형을 확대해왔지만, 최근 들어 개량신약 전문 업체로 체질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만 ‘낙소졸’(소염진통제+위장약)과 ‘로벨리토’(고지혈증약+고혈압약) 등 굵직한 개량신약을 2개 배출했다. 고혈압약 ‘아모잘탄’, 위궤양치료제 ‘에소메졸’ 등 자체개발 개량신약은 이미 미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아벤티스,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과 공동으로 개량신약 연구를 진행할 정도로 높은 연구 수준을 인정받았다.
일동제약(000230)은 지난해 전년대비 13.5% 증가한 353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국내업체 중 가장 많은 15개의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전립선비대증+발기부전’ 등 차별화된 개량신약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신약, 개량신약 등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연구개발 분야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제넥신에 지분 투자한 한독(002390)은 연구비 투입을 전년보다 35.6% 증액했다. 최근 사노피와의 합작관계를 청산한 한독은 지난달 자체개발 첫 바이오신약의 임상시험에 돌입하며 본격적인 독립경영에 나선 상태다. 삼진제약, 대원제약, 영진약품 등도 전년보다 연구개발비 사용을 대폭 늘렸다.
이에 반해 보령제약, 근화제약, 삼일제약, 일성신약은 R&D 비용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4.9%, 467.6% 증가했음에도 연구개발비 투자는 축소했다. 근화제약은 지난 2012년 미국 제약사 알보젠에 인수된 이후 연구 분야 투자는 허리띠를 졸라맸다.
새롭게 업계 1위로 등극한 유한양행은 전년보다 R&D 투자를 18.0% 늘렸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0%로 전체 평균(8.4%)에 못 미쳤다. 제일약품(4.0%), 광동제약(1.2%) 등도 매출 규모 대비 상대적으로 연구개발 활동이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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