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살고있는 지구상에도 블랙홀 같은 존재가 생겨났다. ‘스마트폰 블랙홀’이다. 두 블랙홀은 존재하는 장소는 서로 다르지만 흡인력이 막강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주의 블랙홀은 물질의 극단적 수축으로 생겨난다면, 스마트폰 블랙홀은 수십만개에 달하는 애플리케이션들이 한데 뭉쳐 탄생했다.
현재 스마트폰 양대 운영체제(OS)인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는 각각 80만개가 넘는 애플리케이션을 연합군으로 두고있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앱들이 스마트폰 공간에서 하나로 압축되면서 강력한 중력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 스마트폰 블랙홀은 막강한 중력장으로 다양한 기존 제품과 산업을 하나씩 흔적도 없이 빨아들이고 있다. 우주에서 어느 것이고 통째로 삼켜버리는 블랙홀과 닮은 꼴이다.
스마트폰 블랙홀이 이미 흡수하거나 빨아들이고 있는 품목(산업)은 만보기, 온도계, 게임기, 카메라, 나침반, 내비게이션, 만화, 음성녹음기, 손목시계, 소형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라디오, 계산기, 달력, 가계부, 무가지, PDA, 종이지도, PMP, 스톱워치등 손으로 일일이 꼽기도 벅찰 정도다.
오락기 제조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락기만 30년 넘게 만들어온 오복글로벌전자 김효남 대표는 “스마트폰 때문에 아무런 대응도 못한채 국내 오락기 업계는 완전히 맛이 갔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얼마 전까지 오락기 시장에서 4~5개 업체가 경쟁을 벌였으나 이젠 이 회사가 유일한 ‘생존자’다. 이 업체마저도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를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제품력을 높이거나 비용절감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통적인 비즈니스 법칙은 이곳에선 아예 통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블랙홀은 비즈니스 ‘게임의 룰’을 근본부터 바꿔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급작스런 변화의 소용돌이는 스마트폰 블랙홀이 생겨난 지 불과 2~3년만에 일어났다. 문제는 스마트폰 블랙홀의 중력장 파워가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져가고 있다는 데 있다. 그 끝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이대웅 상명대 소프트웨어대학 교수는 “정보혁명에 이은 스마트 혁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 변화에 신속히 순응하면서 적응하는 업체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60%대. 하지만 앱을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는 비중이 그보다 훨씬 낫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마트폰 블랙홀의 진면목은 아직 베일에 쌓여 있다고 볼수 있다.
이 시대의 명실상부한 절대지존이 된 스마트폰 블랙홀. 당분간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갈아엎으며 획기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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