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뮤지컬 같네’..진화하는 삼성 발표회

마케팅팀 지휘아래 제일기획 등 전문업체 참여
제품만큼 행사 완성도에 신경..판매에 결정적 영향
  • 등록 2013-03-24 오전 9:09:43

    수정 2013-03-24 오전 10:00:26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We are ready 4 The show(쇼를 시작합니다)’

티저(예고 광고) 영상이 끝나자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와 함께 미국 유명 진행자 겸 배우 윌 체이스가 무대에 등장한다. 체이스가 티저 주인공인 꼬마 제레미에게 상자 속 물건을 꺼내보라고 권유하지만 바로 거절 당한다. 제레미의 상자를 여는 사람은 따로 있다.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을 이끄는 신종균 사장. 거대한 장막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신 사장이 꼬마로부터 상자를 받는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부터 세계인의 궁금증을 낳게 하며 이목을 끌었던 ‘갤럭시S4’가 처음으로 공개된 순간이다.

뉴욕 브로드웨이 한복판인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갤럭시S4 언팩에서 휴대폰 사업을 이끄는 신종균 사장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한 시간짜리 신제품 발표회는 마치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 같다. 유명 배우들이 ‘브로드웨이 오케스트라단’의 연주에 맞춰 탭댄스와 상황극을 펼치는가 하면, 주요 임원들이 배우들과 대화하듯 제품을 소개한다. 이번 행사는 규모 자체가 워낙 큰데다 화려한 볼거리들로 채워져 화제를 일으켰다. 발표회 열흘 전부터 진행된 티저 광고와 외신을 중심으로 흘러나오는 제품 루머, 행사 전날 뉴욕 곳곳에서 펼쳐진 깜짝 퍼포먼스 등에선 마케팅의 치밀함이 돋보였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언팩(unpacked)’이라 불리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신제품 발표회는 국내 최대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 등의 작품이다. 언팩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의 지휘 아래 제일기획 등과 협업을 통해 이뤄진다. 지난 2009년 글로벌 전략폰 ‘제트(햅틱 아몰레드)’를 소개하면서 도입한 언팩은 소비자가 신제품에 최대한 몰입할 수 있도록 짜임새 있게 꾸며지는 것이 특징.

삼성전자의 대표 제품이자 야심작인 갤럭시 시리즈 행사에는 더 많은 공이 들어간다.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하기 위해 발표 전까지 디자인뿐만 아니라 주요 기능이나 사양이 철저한 보안 속에 가려진다.

갤럭시S4 언팩 참석자들이 무대 한곳에 마련된 체험존에서 제품을 만져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언팩은 현재까지 총 10회 열렸다. 회를 거듭할수록 빈틈없는 기획으로 제품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언팩에서 선보인 무대 요소를 TV와 냉장고 등 가전 발표회 때에도 접목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초동 사옥에서 열린 TV 신제품 발표회 행사에서도 CF 모델 현빈과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이 등장해 무대를 꾸몄다. 이날 윤 사장의 헤어 스타일과 의상은 전문가의 손길을 거친 것이다. 어느 곳 하나 놓치지 않고 완벽함을 추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제품의 컨셉과 특장점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행사 전략 및 컨셉 수립에 최우선으로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이번 뉴욕 행사는 그동안 선보였던 것들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삼성이 행사 장소를 애플의 안방인 뉴욕으로 잡았다는 자체만으로 화제를 일으킨 이번 행사는 처음으로 뉴욕 타임스퀘어에 옥외광고판을 통해 생중계됐다. 광장 한복판 및 라디오시티 무대 한쪽에서 체험 행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행사가 만족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외신들 역시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반면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가 생전에 보여줬던 환상적인 프리젠테이션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다.

삼성전자가 신제품 못지않게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는 것은 그만큼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언팩은 수천명의 미디어 관계자와 거래선 등이 한꺼번에 몰리는 자리이기 때문에 제품을 돋보여야 초기 입소문이 극대화될 수 있다”라며 “언팩은 삼성 스마트폰 초반 판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마케팅 도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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