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적으로 오르고 내릴 이유가 50대 50일 때 불확실성이 제일 크고, 단 1%라도 무게중심이 한 방향으로 쏠리면 불확실성은 감소한다. 결국, 시간이 흐르면 한쪽으로 기울여 확실한 상태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
상황을 단순화시켜 생각해 보자. 이제 위(추세적 상승)든 아래(박스권 하단 회귀)든 우리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시점에 다가서 있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변화의 방향을 잘 가늠하여 피하거나 맞서야 한다.
2월의 코스피는 이에 대한 답을 줄 것이다. 현 시점 우리의 선택은 아래보다 위이다. 아직 임계 수준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5월 우리의 예상대로 변동성 팽창의 여진이 뒤따른다면, 바로 그때가 임계점(Critical Point)이다. 이후 박스권의 연장(1800선 초반 회귀)보다 박스권 상단 돌파(2050선 돌파)를 염두에 둔 시장 대응을 권고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제기되는 위험 요소들이 너무 익숙하지만 펀더멘탈 방향성에 대한 평가는 너무 인색하기 때문이다.
둘째, 미국 경기의 방향성이다. 더욱이 미국의 신용 경로는 복원되고 있다. 상황은 달라진 것이다. 연준에서 확인된 경기 인식에 굳이 맞설 이유는 없다. 이미 돈이 돌고 있음(신용 경로 복원)에 주목하자. 본원통화 증가가 초과지급준비금에 머무는 ‘연준과 은행 간 내적 순환’에서 ‘은행과 각 경제주체 간의 외적 순환’으로 전환되고 있다. 아직 속도는 완만하지만, 더 이상의 돈을 풀지 않아도 승수효과의 개선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 상업은행들의 총신용(Bank Credit)은 금융위기 이전을 넘어섰으면, 대출(Loans and leases)도 금융위기 이전까지 올라섰다. 가장 취약한 부동산까지 신용여건이 개선되며,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주택자산이 담보로서의 가치를 회복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자생적 정상화를 향해 한 발 나아간 것이라면, 세계 경기 방향성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한다.
셋째, 풀린 돈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기가 좋든 나쁘든 글로벌 각국의 증시는 우리와는 차별화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의 위험자산으로의 이동 국면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산 배분 사이클 변화는 이미 시작된 지 오래다.
물론 원화 강세와 프로그램 매물 부담으로 우리 증시의 상대적 약세가 좀 더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결국 글로벌 유동성의 다음 목표는 경기 개선 속도에 발맞춰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우리 증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더욱이 이후 각국의 정책기조 조합으로 볼 때, 그 속도와 양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지난 전망 이후 산타 랠리에서 상반기 추세적 상승으로 연결되는 강세장(Bull Market)의 도래를 제시해 왔다. 1월 코스피는 전망보다 더 약했고 비관적 분위기는 오히려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전망의 수정 여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2월에 들어서면 코스피는 제 갈 길을 가기 시작할 것이다. 지난 전망에서 줄곧 고수해온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산배분사이클 변화, 그리고 메인 시나리오인 글로벌 경기모멘텀에 의한 상반기 상승 시나리오는 이제 가시권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한다. 과거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설 때, 상대적으로 코스피 대비 높은 성과를 보여온, 필수소비재(음식료), 금융, 산업재(조선,건설), 유틸리티에 대한 주식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 우리는 삼성전자와 자동차의 시가총액 비중이 줄어든 만큼, 이들 섹터의 비중이 늘어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질 때가 기회라는 시각에서 본다면, 이미 반환점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예견된 수급불안과 실적 악화로 인해 주가도 급락했다. 하지만 이미 예상대로 나빠졌다는 것이 확인되는 시점에서, 주가의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기정사실화(페타콩폴리)됐기 때문이다. 과거보다 미래에 시선을 맞춰야 한다. 2월, 다시 황소의 귀환을 기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