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 경남 남해에 상륙한 산바는 계속 북진해 이날 오후 7시20분 강릉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산바가 내륙에 상륙했을 때 중심기압은 960헥토파스칼(hPa), 중심풍속 초속 38m, 강풍반경 380㎞로 강도 ‘강’의 중형 태풍이었다. 중심기압만 봤을 때 산바는 2002년 우리나라를 할퀴고 간 루사와 비슷한 규모다. 루사는 동해안 지방에 상륙해 강릉에만 하루 870.5㎜의 물폭탄을 쏟아냈고 5조1479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재산피해를 끼쳤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당했다. 경북 성주에서는 산사태로 집이 매몰돼 집 안에 있던 이모씨(53·여)가 숨졌다. 경주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일가족 2명이 매몰됐다가 구조됐다.
제주와 전남, 경북, 경남에서는 주택 67가구가 침수돼 70가구 12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같은 지역 45만130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전남과 경북에서는 농경지 483헥타르(ha)가 침수됐고 경북 포항에서는 수확을 앞둔 과일이 강풍에 떨어져 18헥타르에 이르는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낙동강 하류에는 6년만에 홍수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한편 산바는 올들어 한반도에 상륙한 4번째 태풍으로 기록됐다. 7월에 7호 태풍 카눈이 수도권을 관통한데 이어 볼라벤, 덴빈이 각각 북한의 황해도 지역과 전남 해안에 올라와 피해를 남겼다. 이처럼 4개의 태풍이 잇따라 상륙해 상처를 남긴 것은 1962년 이후 50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