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15.30포인트, 0.88% 하락한 1만3057.46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20.27포인트, 0.66% 떨어진 3053.40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11.41포인트, 0.81% 낮은 1402.08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 간신히 1400선을 지켜냈다.
개장전 발표된 유로존의 7월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7개월째 위축세를 보이긴 했지만, 시장 예상을 깨고 전월대비 반등했다. 마킷이 발표하는 미국의 8월 제조업 PMI도 시장 예상을 넘는 호조세를 보였다.
그러나 유로존의 소비자신뢰지수가 부진한데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한 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용경기 둔화세를 재확인시켰다. 또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최근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며 연준의 3차 양적완화 등 추가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한 것이 부양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아울러 독일 재무장관이 그리스에 대한 긴축시한 연장에 부정적 발언을 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고, 오후까지 지속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간 정상회담에서도 별다른 발언이 나오지 않고 있다.
모든 업종들이 하락한 가운데 특히 에너지와 기술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전날 장 마감후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던 휴렛-패커드(HP) 주가가 8% 이상 급락하며 기술주 하락을 부추겼다. 중국의 인터넷업체인 바이두도 도이체방크의 투자의견 강등 탓에 6% 이상 추락했다.
소매업체인 빅 랏츠는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21% 가까이 급락했고, 장 마감후 실적을 내놓을 세일즈포스닷컴도 우려감에 1.28% 하락했다.
반면 제너럴그로스 프로퍼티스는 헤지펀드가 매각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소식에 10% 이상 급등했다. 약세를 거듭하던 페이스북은 장 막판 간신히 강보합권으로 돌아서며 장을 마쳤다.
◇ 블랙록 CIO “스페인·伊 국채 계속 사겠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이들 국채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날 릭 라이더 블랙록 채권담당 CI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 정책 당국자들이 재정위기를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며 “이 때문에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데도 편안하다”고 밝혔다. 현재 3조6800억달러라는 거대한 자금을 굴리고 있는 블랙록은 이달초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 구제금융기금과 함께 국채 매입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힌 이후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를 추가로 매입하고 있다.
라이더 CIO는 “유로존 정책 당국자들은 상호 공조를 통해 위기 해법을 향해 가고 있다”며 “드라기 총재가 밝힌 국채 매입 재개방안도 아주 대단한 제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스페인, 유로존과 전면 구제금융 논의중”
1000억유로에 이르는 은행권 구제금융 지원 확정 이후에도 국채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페인이 유로존과 전면적인 국가차원의 구제금융 지원을 추가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CNBC는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스페인 정부가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진 못하고 있지만, 이미 유로존과 국채금리 하향 안정을 위해 국제 구제금융 지원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은 양해각서(MOU)를 포함한 구제금융 지원 조건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페인이 가장 선호하고 있는 구제금융 방안은 기존 유럽 구제금융기금이 발행시장에서 스페인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유통시장에서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이는 앞서 이달초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이미 제안한 방식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유로존에서는 스페인이 보다 강도높은 긴축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회원국들이 스페인의 긴축 이행을 강력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안 등을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총리실은 이에 대해 답변을 거부하고 있고, 스페인 경제장관실 대변인은 “스페인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다음달 6일에 있을 ECB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 美 신규주택 판매 호조..고용지표는 부진
미국의 지난달 신규주택 판매가 예상외 호조를 보였다. 2년만에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이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6월중 미국 전국 집값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 7월중 신규주택 판매가 전월대비 3.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6월의 8.4% 감소에서 증가로 급선회한 것이다. 연율 환산한 판매량도 37만2000채로, 앞선 6월의 35만9000채는 물론이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36만5000채를 모두 웃돌았다. 이는 2년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었다. 또 6월 수치도 종전 35만채에서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현 판매속도를 감안한 신규주택 공급은 4.6개월치로 지난 6월의 4.8개월에서 줄었다. 다만 신규 주택 판매가격은 평균 22만4200달러로 앞선 6월의 22만9100달러보다 낮아졌다. 2.1% 하락한 것이다.
◇ 유로존 민간경제, 7개월째 위축..속도는 둔화
유로존 민간경제활동이 7개월째 위축국면을 이어갔다. 그러나 시장 예상보다는 괜찮은 실적으로, 위축속도는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날 마킷사가 발표한 8월중 유로존 17개 회원국의 제조업-서비스업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6을 기록했다. 이는 앞선 7월의 46.5보다 소폭 개선된 것이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46.5보다도 괜찮았다. 그러나 지수는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치인 50선을 밑돌아 7개월째 경기 위축세를 이어갔다.
서비스업 PMI는 47.5로, 7월의 47.9에 비해 더 악화됐지만, 제조업 PMI는 44.0에서 45.3으로 반등했다. 국가별로는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제조업지수가 43.0에서 45.1로 개선된 반면 서비스업지수는 50.3에서 48.3으로 기준치 아래로 내려갔다. 프랑스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지수가 모두 7월보다는 개선됐지만, 기준치를 하회했다.
롭 돕슨 마킷 시니어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월과 8월 PMI를 종합해보면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0.5~0.6% 정도 후퇴하고 있는 듯하다”며 “이같은 전망이 바뀌기 위해서는 9월에 의미있는 반등세가 나와줘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獨재무장관 “긴축시한 연장, 그리스에 도움안돼”
독일 정부가 최근 논의되고 있는 그리스에 대한 긴축이행 시한 연장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현지 라디오 SWR2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에게 더 많은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하거나 긴축이행을 위한 시한을 연장해주는 것은 그리스가 문제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그리스가 처해있는 현 상황의 어려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만 하겠지만, 거듭된 선거로 인해 그리스가 시간을 허비했다는 사실도 명백하다”고 꼬집었다. 채권단의 추가 손실부담에 대해서도 “이미 채권단은 경제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최대한의 손실을 분담해온 만큼 더 많은 부담을 지울 순 없다”며 “채권단의 손실 분담이 충분치 않다고 말할 순 없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결국 문제는 어떻게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그런 방식으로는 절대 금융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9월에 나올 예정인 트로이카 실사단의 그리스 조사 결과를 기다릴 필요는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겨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