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기획_백장미의 맥주야화) (16) 명품 맥주가 된 농촌 맥주, 세종 듀퐁

  • 등록 2007-12-14 오전 9:09:10

    수정 2007-12-14 오전 3:18:18

[이데일리 EnterFN 강동완기자] 유구한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맥주는 전세계에서 1만 5,000종 이상이 주조될 만큼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농경시대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하였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맥주. 하늘에 별처럼 많은 맥주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명품 맥주들에 얽힌 숨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편집자주] 
 
세종 듀퐁(Saison Dupont)은 벨기에 에노주 투르프라고 하는 인구 800명의 작은 농촌 마을에 있는 듀퐁 양조장에서 주조되고 있는 계절 맥주.
 
상쾌한 과일향과 호프의 쓴맛이 절묘한 균형을 이루며, 부드럽고 가벼운 입맛으로 폭넓은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오늘날 세종 맥주의 자존심이 된 세종 듀퐁의 탄생과 관련해서는 창업자와 그의 아버지와 얽힌 잔잔한 가족사랑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1920년대 초반 농촌 청년 루이 듀퐁은 맥주 양조에는 관심이 없었던 농업 기술자였다.
 
농촌 생활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었던 그는 캐나다로 이민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아들을 먼 곳으로 떠나 보내고 싶지 않았던 그의 아버지 알프레드 듀퐁은 세종 맥주와 벌꿀 맥주를 주조하고 있던 농촌 양조장을 매입해서 아들에게 맡겼다.

아들은 외국행을 포기하고 세종 맥주를 양조하는 가업을 만드는 일에 전념했다.
 
세종 맥주는 원래 벨기에 왈로니아 지방에서 농부들이 겨울에 주조하여 저장했다가 여름에 마시는 계절 맥주였다.
 
세종(Saison)은 프랑스어로 계절을 뜻하는 말로, 구체적으로는 여름을 지칭하는 말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계절에 마실 수 있는 품격높은 맥주라는 이미지가 강해졌다.

루이 듀퐁은 다양한 호프를 투입하고 호프향을 강화하기 위해 드라이 호핑 기법 등 새로운 양조기술을 접목하여 투박한 농촌 맥주를 세계적인 명품 맥주로 변신시켰다.
 
현재 6-7개의 양조장이 세종 맥주를 주조하고 있지만, 이 스타일의 고전은 두말할 것도 없이 세종 듀퐁이다.

보기좋은 오렌지색, 소복히 솟아오르는 작은 공기방울 같은 거품, 그리고 입속에서 쓴맛, 신맛, 단맛 등 3가지 맛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세종 듀퐁은 젊은 세대에게도 큰 인기다.
 
2005년 7월에는 발행부수 70만부를 자랑하는 미국의 남성잡지 멘즈 저널(Men's Journal)이 세종 듀퐁을 세계 최고의 맥주(the Best Beer in the World)로 선정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듀퐁양조장은 창업자의 4대손인 올리비에 듀퐁이 운영하고 있는데, 그는 최근 메인 브랜드인 세종 듀퐁과 모아넷의 라벨 디자인을 변경하는 등 글로벌 시장의 흐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전통을 중시하는 가족경영의 원칙을 충실하게 지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파이스비 펍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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