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는 ‘미국식 보수 2당 체제’를 지향한다. 그의 구상대로 정권 교체가 실현될 경우, 사회당 몰락 이후 자민당을 중심으로 군소 정당이 난립하던 일본의 정치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총리 가능할까
오자와는 자민당을 붕괴시킨 정치 전력과 오만한 이미지 탓에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을 꼽는 여론조사에서 고이즈미 전 총리와 아소 외상 등 자민당 정객들에게 밀려 3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선거 대승으로 여론이 급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오자와의 총리 가능성은 자민당 세력을 얼마나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정치 역정은 ‘적(敵)을 만드는 기간’이었다. 1993년 자민당을 탈당해 자민당 일당지배 붕괴에 결정타를 날렸다. 그 후 정치권의 이합집산을 주도, ‘파괴자’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정치 노선
그는 일본 정치 계보상 ‘보수 본류’에 속한다. 중의원을 지낸 아버지 사에키(佐重喜)가 보수 본류의 ‘중시조’ 격인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의 측근이었다.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오자와 역시 ‘다나카-다케시타’로 이어지는 자민당 보수 본류의 최대 계보에서 황태자로 성장했다.
◆한국과의 관계
오자와는 미·일(美日) 동맹의 중요성과 함께 ‘아시아 외교’를 중시하고, 야스쿠니신사 문제의 경우 ‘A급 전범’의 분리를 주장한다. 과거사 문제를 놓고 1990년 “이 이상 엎드려 조아릴 필요가 있는가?”라는 ‘도게자(土下座)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지만 ‘보수 본류’ 전통을 이어받아 한국과 중국에 대한 이해가 깊다.
그는 2000년 박태준 자민련 대표의 총리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방한했을 때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태준 전 총리를 “선배이자 친구”라고 표현했다. 역시 ‘대선배’인 김종필 전 총리와는 ‘바둑 친구’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