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쇼핑센터협회(ICSC)는 미국 내 51개 소매업체들의 4월 판매가 2.3% 감소했다고 밝혔다. 감소율은 지난 197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부진하다는 사실은 주식시장과 경제 전반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월마트 4월 매출 부진..기타 유통업체도 저조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WMT)의 4월 동일점포 매출은 전년동월대비 3.5% 감소했다. 월가 예상치 1.1% 감소보다 훨씬 부진한 수치다.
미국 2위 유통업체 타깃(TGT)의 4월 매출도 6.1% 감소했다. 월가 예상치 6.4% 감소보다는 조금 낫지만 실망스런 수준임을 부인할 수 없다.
블루밍데일 백화점을 소유한 미국 2위 백화점 업체 페더레이티드 디파트먼트의 4월 매출도 2.2% 감소했다. 월가 예상치 1.2% 증가를 대폭 밑돌았다.
미국 3위 백화점 J.C. 페니의 매출은 4.7% 감소해 0.9% 감소했을 것이라는 예상보다 부진했다.
빅토리아 시크릿 등을 보유한 리미티드 브랜드의 매출도 1.0% 감소했다. 역시 월가 예상치 1.2% 증가를 밑돌았다.
고급 백화점들도 이 추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노드스트롬의 매출은 3.1% 증가해 월가 예상치 4.0% 증가를 하회했다. 니만 마커스의 매출도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4월 매출 왜 부진했나..한파+고유가+부활절 영향 무
미국 유통업체들의 4월 매출이 이렇듯 부진한 까닭은 무엇일까.
첫째 요인으로는 날씨가 손꼽힌다. 4월 미국 대부분 지역의 날씨가 한파로 좋지 않아 봄 신상품 판매를 방해했다.
날씨 정보 업체 웨더 트렌드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올해 4월은 지난 1997년 이후 가장 추운 4월이었다. 북동부 해안과 북중부 지역이 눈보라로 특히 큰 피해를 입었다.
예년보다 이른 부활절도 소비 특수를 유도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올해 부활절은 작년보다 8일이나 빨랐다.
휘발유 가격도 악재로 작용했다. 5월7일 기준 미국의 휘발유 소매 가격은 3.05달러까지 올랐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직후인 2005년 9월 이후 최고치다.
국제쇼핑센터협회(ICSC)의 마이클 니에미라 이사는 "소비 지출이 둔화되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4월 판매 실적으로 그 증거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