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혼조..美中 통상마찰 `우려`vs `윈도 드레싱`

  • 등록 2007-03-31 오전 6:03:40

    수정 2007-03-31 오전 7:27:55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30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호재와 악재가 충돌한 가운데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보합권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오전 뉴욕 주식시장은 월가 예상을 크게 웃돈 3월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지수(PMI)와 2월 건설지출 등이 미국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감을 더는 호재로 작용하면서 상승세를 나타냈었다.
 
반면 중국산 광택지(coated paper) 수입품에 대한 미국 정부의 첫 상계 관세 부과 결정이 발표되자 미국과 중국간 통상마찰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급락세로 반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 유가가 소폭이긴 하지만 9일만에 하락하고, 분기말을 맞아 펀드매니저들이 포트폴리오를 가다듬기 위해 주식 매수에 나선 `윈도 드레싱 효과`가 영향을 미치면서 낙폭은 다시 줄어들었다. 
 
결국 다우와 나스닥 지수는 상승 마감한 반면 S&P500 지수는 하락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354.35로 전일대비 5.60포인트(0.05%) 올랐다.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0.9%)과 캐터필라(1.3%)가 다우 상승에 기여했다. 그러나 제너럴 일렉트릭과 보잉 등 대중국 사업비중이 높은 블루칩은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 지수는 오전장 한때 65포인트까지 오르다가 오후장에는 100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올 1분기 다우 지수는 지난 2005년 2분기 이후 7분기만에 처음으로 하락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76포인트(0.16%) 상승한 2421.64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20.86으로 전일대비 1.67포인트(0.12%)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바이오(0.7%), 부동산 투자신탁(1.3%), 항공 등은 오른 반면 원유(-1.3%)와 천연가스(-0.8%), 은행(-0.4%) 등은 내렸다.

한편 국제 유가는 9일만에 소폭 하락했다. 이란이 영국군 15명을 나포한 이후 양국간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6센트 떨어진 65.8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WTI 5월물 인도분 가격은 이번주들어 5.8% 올랐다. 3월 한달 동안에도 4.5% 상승했다.

◇美-中 통상마찰 `우려`..美, 中수입품 첫 상계관세

미국 정부가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있는 중국산 광택지(coated paper) 수입품목에 대해 상계 관세를 부과키로 해 양국간 통상마찰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카를로스 쿠티에레즈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정부의 보조금은 미국산 품목의 경쟁력을 잃게 하고 있어 중국산 광택지에 대해 10.9~20.3%의 예비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 23년간 중국을 비시장경제로 분류해온 통상정책을 변경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간 통상마찰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조치로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있는 다른 품목인 철강, 섬유 등에도 상계 관세를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시카고 PMI, 건설지출 `깜짝 상승`

미국 시카고지역의 3월 제조업 활동이 대폭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지수(PMI)는 전월의 47.9%에서 61.7%로 크게 높아졌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50.0을 크게 웃돌았을 뿐만 아니라 지난 2005년4월 이후 근 2년만에 최대치다.

특히 신규 주문은 전월의 48.7%에서 72.2%로 급증한 것으로 타났다. 시카고 PMI는 50을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이 보다 못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2월 건설 지출도 0.5% 늘어나며 예상 밖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美 2월 근원 PCE 0.3%↑ 6개월 최고..예상은 부합

한편 변동성이 심한 유가와 식료품을 제외한 미국의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월가 예상 대로 0.3% 상승했으나 6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기도 했다.

전년동월대비로도 2.4% 상승, 전월의 2.2% 보다 높아졌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물가 안정권인 1~2%를 넘어서는 것이다.

유가와 식료품을 포함한 2월 PCE 물가 지수는 0.4% 상승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2.3%를 기록했다. 

2월 개인소득 증가율은 전월의 1%에서 0.6%로 낮아졌지만 월가 예상치인 0.4%는 웃돌았다.
 
소비지출도 전월의 0.5%에서 0.6% 높아졌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0.3%를 넘어선 것.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은 0.2%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6개월 최저치다.

◇반도체 관련주 트리뷴 `상승`..델 `하락`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델(DELL)은 과거 회계 처리 오류로 재무보고서 제출을 연기했다는 소식에 0.77% 하락했다.

PMC 시에라(PMCS)는 연간 2000만~2400만달러를 절감하기 위해 175명을 감원한다는 재료로 11.27% 급등했다.

세계적인 신문인 트리뷴(TRB)은 로스앤젤레스 소재 억만장자인 엘리 브로드와 론 버클이 시카고 투자자인 샘 젤의 인수 제안 금액인 총 80억달러(주당 1달러)를 넘어서는 인수 금액을 제안했다는 소식에 1.8% 올랐다.

브로드컴(3.3%), 엔비디아(0.3%) 등 반도체 관련주들은 스티펠 니콜라우스의 투자의견 상향 조정(중립→비중확대)에 힘입어 상승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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