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지난 3년간 서울 인근에 공원 설립을 검토해온 미국의 디즈니랜드가 수도권 규제 문제 등으로 인해 한국에서 공원 부지를 찾지 못하고 중국 상하이(上海)로 갈 전망이다.
또 세계 7위 영화 테마파크인 미국계 MGM 유치 사업도 협상 기간 중 후보지역 땅값이 급등하는 바람에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8일 “우리나라가 오랜 기간 유치작업을 벌여온 디즈니랜드가 최근 중국 상하이시로부터 설립 허가를 받은 뒤 중앙 정부의 승인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디즈니랜드의 한국 유치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디즈니랜드 공원 설립사업은 2003년 재정경제부가 인천 경제자유구역에 유치하는 계획을 세웠다가 포기한 후 2004년부터는 서울시가 과천 서울대공원 부지로 유치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서울대공원 부지에 디즈니랜드를 세우려면 그린벨트 해제와 같은 수도권 규제를 풀어야 하는데 이 문제를 둘러싸고 서울시와 정부간 협조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고, 서울시의 적극성도 약해지면서 무산될 상황에 놓였다. 서울시는 디즈니랜드 유치계획 발표 때 “디즈니랜드가 들어서면 외국인 관광객이 600만명에서 100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홍보했었다.
부산시가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내에 1조원 규모의 MGM테마파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땅값 갈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3월 MGM측과 MOU(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이후 진전을 보지 못해 MOU 협상 시한(7월 말)을 넘겼다. MOU체결 후 개발 기대심리가 확산되면서 땅값이 크게 올라 보상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협상단 관계자는 “테마파크 부지 30만평에 대해 MGM은 평당 20만원 안팎을 제시했지만, 부산시는 토지 보상비 등이 증가했다며 평당 80만~100만원 수준을 요구해 협상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토지 매각비로 최대 2500억~3000억원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MGM은 500억~6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