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정훈기자] 주식시장 사상 가장 긴 15일 연속 순매도 공세를 불러 일으킨 외국인의 이익실현 욕구는 당분간 더 지속될 전망이다. 추가적인 외국인 매물 충격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물론 어느 전문가도 외국인 매도를 `셀 코리아(sell korea)`로 해석하진 않지만, 아시아 경기 둔화와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감안할 때 외국인 차익실현의 환경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는 것. 결국 변수는 환율안정 여부다.
증시 전문가들은 달러/원 환율이 단기적으로나마 급반등하고 있고 외국인의 차익 매물이 IT업종에서 여타 업종으로 옮아가고 있어 매도세가 좀더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은 "외국인의 순매도가 IT섹터에서 비IT섹터로 확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추가적인 순매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달러화 자산의 투자매력도를 높였던 미국 달러화의 약세 기조가 단기적으로 반전되며 비달러화 자산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를 부추기고 있고, 한국을 비롯한 주요 아시아 지역의 경기 회복세가 점차 둔화됨에 따라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상된 경기 회복세 둔화지만, 얼마만큼 둔화될 지 그 폭에는 자신이 없다"며 "단기적으로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변수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방어적 접근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동원증권 정훈석 선임연구원도 "그동안 원화 강세로 발생한 수익실현 차원에서 외국인 매도공세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해석하며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 환율 하락으로 20%의 수익이 발생한 상태인 만큼 이례적으로 발생한 수익을 취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특히 "달러표시 MSCI가 고점 대비 조정 폭이 10%에 못 미치고 있다는 점은 아직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가 남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지수가 800선 초반까지 가는 동안 외국인의 매물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현재로서는 환율 움직임이 변수다. 전문가들도 환율이 안정을 찾아주기만 한다면 추가적인 매도 보다는 관망 위주로 돌아선 후 내년초부터는 다시 매수 우위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대신경제연구소 양경식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보유비중이 연중 최고치로 늘어나면서 외국인 매도가 늘어났고 선물옵션 만기에 따른 차익거래 또한 외국인 매물을 확대시켰다"며 "향후 추가적인 외국인 매도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만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원화 강세도 완화되고 있어 외국인의 이익실현도 점차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같은 이익실현성 매도공세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연말 배당을 염두에 둔 수요가 재차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실장도 "달러화 약세를 중기 추세로 보는 투자가의 입장에서 보면 최근의 외국인 매도를 추세적으로 보긴 힘들다"며 "향후 어느 시점에 달러화가 다시 약세로 전환되면 비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은 결국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 투자가들의 대외 주식투자 비중 확대는 생각보다 추세적일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과 비미국 지역간 생산성 격차 담론이 틀리지 않다면 미국 투자가들의 대외 주식투자 비중은 중기적인 상승 추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증권 임정석 연구원 역시 "최근 외국인투자자 매매는 환율 효과를 반영한 것으로 판단돼 외국인투자자 순매도는 기조성을 보이기 보다는 환율 변동폭이 완화되는 국면에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