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위험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올해 국내 수출입업체들은 모두 이 물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환율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필수적으로 외환거래를 수반하는 수출입 기업들은 환차손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에 골몰했다.
이 와중에서 한국선물거래소의 달러선물이 환위험 대비책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더우기 2단계 외환자유화가 실시되는 내년에는 달러선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올한해 달러선물을 결산한다.
◇거래량 400% 이상 증가
올해 달러선물은 폐장일인 12월29일까지 누적거래량 135만5730계약으로 지난해 25만9249계약에 비해 413.8%의 증가율을 보였다. 일평균 거래량은 5527계약. 올해 선물거래소 전체거래량 중 45.2%를 차지, 국채선물과 함께 선물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달러선물 거래량이 이처럼 크게 증가한 것은 우선 달러/원 환율의 불안정에서 원인을 찾을수 있다. 환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달러선물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 특히 환율이 급변하기 시작한 9월부터 달러선물 거래량이 급증, 12월까지의 거래량이 56만4636계약으로 연간 거래량의 42.4%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1계약당 5만달러인 선물거래는 증거금 250만원만 있으면 체결이 가능할 뿐 아니라 언제든지 계약을 중도청산할 수 있어 선물 거래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헤지차원 거래- 실물인수도 늘어나
달러선물은 현금정산방식의 국채선물과는 달리 실물인수도로 최종결제가 이뤄진다. 따라서 달러선물은 환차손을 방지하기 위한 실수요자들의 거래가 주를 이룬다.
현재 달러선물은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있는 CD선물은 제외하고 가장 낮은 회전율은 갖고 있다. 회전율이란 거래량과 미결제약정간의 비율.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헤지성격의 장기거래가 많다는 뜻이다.
이는 달러선물의 하루평균 미결제약정이 전체 미결제약정의 70%를 넘는 2만9970계약에 달한다는 점에서도 알수 있다. 이처럼 실수요자들의 헤지거래가 크게 늘어나면서 달러선물의 실물인수도금액도 올해 17억890만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370% 증가했다.
◇2001년 달러선물 전망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차손을 막기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왔다. 선물환 등의 환위험 대비책들이 있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많아 계약체결과 중도청산이 용이한 달러선물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주목할 사실은 11월부터 환율이 급등세를 타면서 실수요 위주로 거래되던 달러선물시장에도 이제 투기성 자본이 유입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12월 들어서는 환율급등에 따른 개인들의 달러선물 거래가 크게 늘어나, 평소 20% 안팎에 머물던 개인들의 비중이 지난 26~27일간에는 53%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선물시장 관계자들은 헤지차원의 거래에 투기성 거래도 가담하면서 달러선물 거래량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개인들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선물이 고평가상태를 보임에 따라 내년에는 기관들이 매수차익거래를 적극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달러선물을 이용해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