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6480원? 가격 미쳤다" 이마트 오픈런…직접 맛 보니 [먹어보고서]

이마트 '완벽치킨' 직접 맛 봤더니
두껍지만 바삭한 튀김옷…푸짐한 양
완벽치킨에 담긴 이마트의 속사정
가성비 치킨이 불편한 프랜차이즈
  • 등록 2024-08-18 오전 6:45:00

    수정 2024-08-18 오전 10:23:53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이마트 어메이징 완벽치킨은 고기는 신선하지만 내부까지 염지가 잘 되어있지 않아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대형마트 치킨이라기에는 기대 이상의 맛이다. 구매한 지 30여분이 지났지만 튀김의 바삭함이 살아 있다. 에어프라이어를 190℃로 설정하고 돌려주면 좀 더 맛이 살아난다. 역시 강점은 가성비다. 6480원 가격에 큼지막한 치킨 조각 8개가 들어 있다. 4조각 정도만 먹어도 포만감이 차오른다. 구하기 어려운 미끼성 상품이라는 걸 제외하면 일상적으로 먹고 싶은 마음이 드는 제품이다.

최근 대형마트 치킨에서 가장 ‘핫’한 제품이라면 이마트(139480)의 ‘어메이징 완벽치킨’이 꼽힌다. 앞서 먼저 인기를 끌었던 홈플러스의 ‘당당치킨’과 같은 가성비 치킨이다. 일반 프랜차이즈 치킨이 2만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의 가격 인상에 등을 돌린 소비자가 늘면서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일부 지점에선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는 치킨 본연의 바삭한 식감과 진한 풍미다. 국내산 8호닭을 사용하고 15종의 향신료와 쌀가루를 사용한 비법 파우더를 썼다. 특히 연구 끝에 에어프라이어 190℃에 5분간 익히면 바삭함이 살아나는 레시피를 개발했다. 대형마트 치킨은 배달치킨과 달리 직접 구매 후 바로 먹지 않는다는 점을 착안했다. 이마트는 구매력을 동원해 제품 단가도 확 낮췄다.

지난 15일 개점 시간인 오전 10시께 이마트 목동점의 풍경.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마트 ‘완벽치킨’을 구입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사진=한전진 기자)
직접 어메이징 완벽치킨 오픈런에 도전해봤다. 지난 15일 오전 10시 개점 시간에 맞춰 이마트 목동점을 방문했다. 쉽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매장 입장과 함께 깨졌다. 이미 델리(즉석식품) 코너에는 5명의 사람이 줄을 서 있었다. 10시가 조금 넘자 30개의 제품이 매대에 풀렸다. 물량은 5분 만에 모두 동이 났다. 20번째 손님으로 겨우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실로 제품의 인기를 체험한 순간이었다.

이마트 어메이징 완벽치킨 (사진=한전진 기자)
제품은 묵직했다. 고소한 향이 코를 찔렀다. 집으로 돌아와 제품을 맛봤다. 쌀가루가 들어간 영향인지 바삭함이 기대 이상이었다. 에어프라이어로 5분을 더 조리했다. 튀김옷의 기름이 새어나오면서 담백함이 크게 올라갔다.

고기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다. 염지가 고기 속까지 잘 되어 있는 편은 아니다. 짜지 않아서 좋지만 반대로 백숙같이 심심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튀김옷도 장단점이 분명하다. 두꺼운 만큼 바삭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딱딱해지는 문제도 있다. 소스가 없다면 쉽게 물릴 수 있는 맛이다. 제품을 구하기 어려운 것도 아쉬운 점이다. 퇴근 시간이면 제품을 구매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이 모든 단점을 상쇄할 수 있는 것은 가격이다. ‘줄 서 기다릴 만큼은 아니지만 매장에서 운 좋게 발견하면 꼭 사야 하는 제품’으로 정의내릴 수 있다.

이마트는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이벤트성 상품이 아닌 연중 판매하겠다고 했다. 고물가에 따른 물가 안정이 취지다. 물론 이면에는 대형마트의 녹록지 않은 현실이 담겨 있다. 현재 대형마트 1위 이마트는 쿠팡 등 이커머스의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신선식품까지 로켓 배송으로 주문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매장 집객력이 과거보다 현저하게 떨어졌다. 가성비 치킨은 이 대안 중 하나인 셈이다.

이런 상황이 불편한 것은 치킨 프랜차이즈다. 치킨 프랜차이즈 제품 가격이 과도하게 비싸다는 인식이 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사회적 분위기도 달라졌다. 롯데마트는 2010년 5000원에 통큰치킨을 출시했지만 골목 상권 침해 논란에 금방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이 오히려 저렴한 대형마트 치킨에 열광하고 있다. 10년 새 유통 환경이 급변한 셈이다.

이마트 어메이징 완벽치킨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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