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호 진료부장]40대의 주부가 건강검진에서 촬영한 흉부 사진에서 심장이 커져 있다고 하여 심장내과에 들렸다가 심초음파검사 후 심방중격 결손이라는 진단을 받고 소아심장과로 의뢰됐다. 심초음파검사 결과를 보니 경피적심방중격폐쇄술이라는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해 수술 대신 시술로 치료받았다. 이와 같이 본원에서 흔히 있는 일 중의 하나가 심장 문제로 심장내과에 방문했다가 선천성심장병 문제가 있어 소아심장과로 의뢰도돼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 부천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호 진료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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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심장병은 출생 시 심장에 구조적 이상을 보이는 질환으로 예를 들어 심방이나 심실 사이의 중격에 구멍이 있다든지 판막이 좁아져 있거나 막혀서 태어난 경우 또는 폐동맥과 대동맥이 뒤바뀐 경우 혹은 심실이 두 개가 아니라 단심실인 경우 등 다양한 구조적 이상을 보이는 질환들이다.
그런데 어릴 때 이미 수술을 받았던 환자인데 성인이 된 경우, 진단은 받았지만 미미한 결손이어서 치료받지 않고 지내며 성인이 된 경우, 혹은 치료 시기를 놓쳐서 수술적 치료 없이 성인이 된 경우,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서두에 예를 들은 환자처럼 아무 증상 없이 잘 지내고 있었는데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선천성심장병으로 진단받은 경우와 같이 성인 나이가 되었지만 선천성심장병을 갖고 있는 상태를 성인 선천성심장병이라고 한다.
성인 선천성심장병 환자 수는 시간이 갈수록 누적돼 점차 늘어나는데 미국에서는 이런 성인 선천성심장병 환자가 이미 200만명을 넘고 있어 유소아기의 선천성심장병 환자 수를 능가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전문 진료가 필요하여 성인 선천성심장병 전문의 제도가 이미 확립된 상태이다. 국내의 사정은 아직 성인 선천성심질환자에 대한 통계가 없고 이들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전문의도 없는 상태이며 대게는 어릴 때부터 진료했고 선천성심장병에 대한 전문 지식이 많은 소아심장의사가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 이런 환자 수가 대략20만명 이상은 되리라 짐작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성인 선천성심장병 환자 중 현재 이 질환으로 정기적인 진료를 받고 있는 경우가 10명 중 한 명도 안 된다는 현실이다. 대표적인 예가 과거에 팔로사징이나 폐동맥 폐쇄로 어릴 때 수술 받은 경우 성인이 되어서 폐동맥 판막 역류로 인해 우심실 비대가 심해졌는데도 증상이 없어 진료를 안 받다가 부정맥이 발생하거나 우심부전의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심해져 그때야 병원을 찾으면 너무 늦은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소아심장학회에서도 심각한 이 문제를 해결해보려 노력 중이지만 학회 차원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어 빠른 시일 내에 국가 차원에서 이들환자들에 대한 등록 사업을 벌여 전체적인 통계를 토대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리하며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마련돼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