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있는 다국적기업의 공정거래 행위는 감시되고 있는가. 우리 국민의 이익과 자국의 이익은 어느 정도 보호되고 있는가.”(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등 관료 올드보이(OB)들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을 향해 진심어린 조언을 했다. 이들은 최근 급변하는 산업구조 속에서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공정위가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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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장관은 “공정위라고 하면 기업이 느끼는 건 ‘공포’다”라며, 최근 공정위를 둘러싼 우려에 대해 운을 뗐다. 그는 “디지털 시대로 전환하면서 산업 측면에서 기존 산업이 조정되거나 새 산업이 탄생한다”면서 “그렇게 시장을 확대하는데 공정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약 45분간 진행된 강연 이후 참석자들의 질문 세례가 이어졌다. 이근면 전 처장은 “최근 미국에서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정책과 법이 나왔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것을 할 수 있냐”라면서 “다국적기업의 영업행위는 국내에서도 센데, 자국 이익을 위해 합법적으로 제도를 개선할 수 없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외국 기업이 국내에서 공정거래 관련 법을 위반하면 역외 적용이 가능하다”면서 “구글이 우리나라 기업이 아니지만, 반경쟁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 것도 그 이유”라고 답했다.
그는 또 “외국도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기업이 다른나라와 관련해 반경쟁적인 이슈가 등장하면 그 나라가 심사해 규율한다”며, 대한항공의 기업결합 이슈를 언급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는 총 11개국에서 승인됐으며,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3개국 심사를 앞두고 있다. 한 위원장은 “항공사가 각국에 출항하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나라 공정거래법을 가지고 심사한다”면서 “심사가 조속히 끝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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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최근 2년간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하며 (납품단가연동제가) 급속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장경제 근본을 해치지 않으려 예외조항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집단도 대승적으로 이해해서 국회에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업집단 관련해 활발한 소통을 하고 있고 중소기업 보호와 관련해서도 하도급법 등을 관장하고 있어 깊이 관여하고 있는데, 중견기업은 사각지대에 있는 셈”이라며 “중견기업도 애로사항이나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안다. 활발하게 소통할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