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CJ대한통운(000120)이 1971년 입주한 이후 51년 동안 사용했던 서소문사옥을 떠나 종로로 이전한다.
CJ대한통운은 본사를 서울시 종로구 종로5길7(청진동)에 위치한 ‘타워8’로 이전해 12일부터 업무를 개시한다. ‘타워8’은 지하 7층, 지상 24층 건물로 CJ대한통운은 이중 12개층을 사용한다. 서소문사옥은 인근 오피스건물과 함께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돼 재개발될 예정이다.
| CJ대한통운 종로 신사옥(사진=CJ대한통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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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사옥은 스마트오피스 설계와 자유좌석제 등이 적용됐다. 노트북, 휴대폰, 전화기 등 모든 장비가 무선으로 연결되고, 직원들은 온라인 시스템과 키오스크 등을 통해 자신이 일할 자리를 예약할 수 있다. 좌석은 공동업무에 적합한 협업형과 도서관 같은 집중형, 대화가 필요한 일반형으로 구분돼 자신의 업무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통상 대표이사실이 들어서는 최고층에는 고객과 직원을 먼저 생각한다는 의미를 담아 고객 라운지와 회의실, 카페테리아와 안마의자 갖춘 휴게실 등으로 꾸며졌다.
CJ대한통운 이정현 인사지원실장은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담은 업무공간을 제공해 구성원 모두가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신사옥 설계가 이뤄졌다”며 “서소문사옥 51년 동안 대한민국 물류산업 발전을 이끌었다면 종로사옥은 글로벌 혁신기술기업으로 성장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종로사옥은 지하철 1호선 종각역, 2호선 을지로입구역, 3호선 안국역, 5호선 광화문역을 이용할 수 있고, 종로1가 버스정류장이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 피맛골로 유명한 종로와 청진동 일대는 예전부터 사람이 많이 모여들고 상거래가 활발해 기업들이 터를 잡고 싶어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는 서소문사옥은 1970년 4월 동아건설이 건축을 시작해 1971년 7월 11일 입주가 이뤄졌다. 당시 대한통운이 속했던 동아그룹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23층의 초고층 빌딩을 건립하려 했지만 인근에 있었던 한 방송국이 전파 송수신에 방해가 된다고 민원을 제기해 13층으로 낮아졌다는 에피소드도 전해진다. 13층은 당시에도 인근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다.
입주 이후에도 동아건설이 소유하고 있는 서소문사옥은 2001년 대한통운이 200억원에 인수하면서 소유권이 바뀌었다. 파산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고정자산 매각에 나선 동아건설을 인수한 것. 1971년 이후 30년 동안 내던 임대료를 줄일 수 있는 대한통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매년 20억원이던 임대료가 없어지고, 본사 사옥을 소유하게 되면서 당시 법정관리 중이던 대한통운의 직원들에게 큰 희망을 줬던 것으로 전해진다.
| CJ대한통운 서소문 사옥(사진=CJ대한통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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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설립된 CJ대한통운은 조선미곡창고와 조선운수가 합쳐진 회사로 창립 당시 사옥은 각각 을지로 경성전기 사옥(조선미곡창고)과 서울역앞 동자동 사옥(조선운수)에 터를 잡았다. 경성전기 사옥은 현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로 사용되고 있으며, 근대 대표적 건축물로 인정돼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동자동 사옥은 재개발로 대우빌딩의 일부로 흡수되었다가 현재의 서울스퀘어로 탈바꿈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서소문사옥 51년 동안 리비아 대수로 공사 성공과 법정관리, 택배산업 태동 등을 거치며 대한민국 물류산업 발전을 이끌었다”며 “동아그룹에서 금호그룹을 거쳐 CJ그룹으로 모기업이 바뀌는 역사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