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세계 경제는 향후 5~10년이 넘는 동안 4~5%의 인플레이션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세계적인 경제 석학인 조지 매그너스 옥스퍼드대 교수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 화상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과거의 수준으로) 완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 조지 매그너스 옥스퍼드대 교수는 “미중 갈등으로 인한 탈세계화로 비용 구조가 상승하는 것은 미래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천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진=조지 매그너스 교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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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너스 교수의 언급은 2010년대 나타났던 디플레이션(장기간 물가 하락 현상)은 당분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를테면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2010년 이후 줄곧 0~2%대에 머물며 당국 목표치를 밑돌았다. 한국도 비슷했다. 인플레이션의 요인에 대해 그는 미국과 중국간 갈등을 강조했다. 매그너스 교수는 “탈세계화로 인해 비용 구조가 상승하는 것은 미래 인플레이션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인건비가 높은 미국이 연구개발(R&D)과 설계 외에 생산까지 직접 하겠다고 나서면 상품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매그너스 교수는 지금의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공격 긴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5% 이상 올려야 한다”며 “5.50%까지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뉴욕 증시의 조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추가 하락을 점쳤다.
한국 경제의 과제에 대해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꼽았다. 매그너스 교수는 “미국이 (IT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는) 대중 반도체 수출 금지를 결정한 것은 한국 등에 큰 문제”라며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정부는 국가의 경제안보를 따르는 것과 중국에서 사업하는 것 사이의 상충에 대해 자국의 글로벌 기업들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했다.
매그너스 교수는 글로벌 투자은행(IB) UBS,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에서 이코노미스트로서 세계 경제·금융 전반을 수십년간 조망했던 인사다. 특히 2008년 터졌던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하며 금융시장에서 유명세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