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미분양 파도 온다…무더기 청약 미달 '비상'

[PF 올스톱에 건설사 유동성 위기]
인덕원자이SK뷰, 분양 물량 절반 미계약 나와
금리인상·부동산시장 침체에 건설사, 밀어내기
연말까지 서울 1만715가구 분양…전년比 4배↑
"수요 실종 시장 침체…공급 증가 미분양 늘어"
  • 등록 2022-10-25 오전 5:00:00

    수정 2022-10-25 오전 5:00:00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1군 건설사 브랜드가 무순위 청약으로 나올지 누가 알았겠어요. 줍줍으로 나와도 완판되기 쉽지 않을 겁니다.”

잇단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에 거래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분양시장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분양에 나섰던 ‘인덕원자이SK뷰’도 분양물량의 절반 이상 미계약분이 나왔다. GTX 호재로 뜨거웠던 인덕원 입지에 GS건설, SK에코플랜트 등 1군 건설사 브랜드를 내세웠지만 결국 실수요자의 외면을 받았다. 이러한 현상이 전국 주택시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건설사가 ‘밀어내기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비용 증가 부담과 경기 위축에 따른 거래절벽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하자 지금이라도 아파트를 분양하지 않으면 더 큰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위기감에서다.

인덕원 자이 SK VIEW 조감도 (자료=GS건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자이SK뷰’는 이달 25일 508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일반분양 당시 공급한 11개 모든 타입형에서 무순위 청약이다. 이 단지는 모델하우스에서 ‘오픈런’이 일어나는 등 분양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부동산리서치회사 닥터아파트가 진행한 ‘2022년 하반기 수도권 유망 분양단지’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청약을 진행하자 상황은 완전히 변했다. 일반분양 899가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508가구가 ‘줍줍’ 물량으로 나왔다. 이러한 상황은 전국 아파트 청약과 분양시장으로 빠르게 확산할 전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시장과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부담 증가로 청약과 분양 수요가 줄어드는 시장환경이 상당기간 이어지리라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건설사들은 당장 올 연말까지 전국에서 12만473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어서 미분양 물량 급증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3만2722가구로 지난해 말 1만7710가구 대비 8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509가구에서 5012가구로 3배 넘게 늘었다. 2019년 12월 이후 32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선분양 구조상 건설사가 수분양자로부터 계약금이나 중도금으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무조건 분양 물건을 쏟아내는 분위기다. 여기에 금리 인상으로 금융 비용이 증가하고 원자잿값과 급등과 맞물려 미분양을 감수하더라도 밀어내기 분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실제로 부동산R114에 따르면 24일 기준 이달 전국 분양예정 아파트 물량은 총 6만7974가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만3580가구(97.6%) 늘어났다. 같은 기간 서울은 1883가구 분양 예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8건)과 비교해 1020.8% 폭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분양도 우려되지만 다 큰 걱정은 악성 미분양의 증가다. 대출 규제에 공급물량이 늘어나는데다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인데 사라진 수요를 되살릴 방법이 없다”며 “건설사에서 여러 분양 혜택을 주고 있지만 분양 열기를 살리기에 역부족인데다 침체한 주택시장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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