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코스피 지수 하락은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공격적인 긴축 정책 우려가 크게 작용한 탓이다. 여기에 더해 이날 암호화폐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코인들이 폭락세를 연출하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되며 증시에도 타격을 줬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 살아남을 업종을 추려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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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19포인트(1.63%) 내린 2550.08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52주 최저치이자 2020년 11월20일(2553.5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 지수가 8거래일 연속해서 하락한 것은 지난해 8월5~17일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만약 13일 역시 코스피가 하락해 9거래일 연속 내리게 되면 2000년 9월4~19일 이후 22년 만에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도는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대한 우려가 시장 전반에 퍼지면서 지수 하락에 힘을 싣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우려는 곧바로 성장주·기술주에 타격을 줬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5.18% 폭락하며 146.50달러에 마감했다. 애플은 3월 저점을 하향 돌파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등의 대형주들이 모두 3% 이상 하락했다. 테슬라의 주가도 8% 이상 급락했다. 이날 국내 성장주·빅테크주 역시 줄줄이 내렸다. LG화학(051910)이 6% 이상 빠졌고, 카카오(035720)(-5.50%), 삼성SDI(006400)(-4.63%), 네이버(035420)(-3.23%) 등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암호화폐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코인들이 폭락세를 연출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91원을 넘어서며 연고점을 돌파했다. 달러 강세, 안전자산 선호로 투자심리도 악화했다. 당분간 증시는 불확실한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경기둔화 국면 살아남을 업종 추려야
전문가들은 향후 경제지표를 보고 경기 침체 신호에 유의해야 하지만, 최근 우려는 극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CPI에 이어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 주 중국 소매 판매·산업생산·고정자산 지표에서는 소비 충격보다 투자가 예상치를 상회하는지, 산업생산이 성장을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봤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선별 접근할 업종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투자증권은 업종별로 △반도체는 엔데믹 서비스 소비 확대와 고물가 환경 정보기술(IT) 세트 수요 둔화가 예상되지만, 서버 수요가 일부 상쇄 △자동차·음식료는 원가 부담이 있지만 판가 전가가 가능해 안정적 △엔터·레저·미디어는 원가 상승 부담이 제한적이고 엔데믹 수요 증가 △헬스케어는 인플레이션·경기 변동에도 소비 영향 제한적 △은행·보험은 금리상승 수혜를 예상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 특성상 경제 블록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는 투자 위축뿐 아니라 수출 경기 둔화로 연결될 수 있다”며 “경기가 연착륙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고물가·고금리 환경에서 경기 경착륙 가능성과 신용위험이 증가하는 취약 섹터 발생 가능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스피 지수가 기존 저점을 재차 이탈하면서 빠르게 회복하는지 여부가 단기 반등세 강화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분할 매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낮은 밸류에이션이 하방을 지지하고 있지만, 매크로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저가 매수로 대응하더라도 철저히 분할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