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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오너 또는 대표이사가 지분을 매입했다고 공시한 기업은 총 10개 기업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 중 공시 이후 주가가 상승한 곳은 절반인 5곳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중 4곳은 공시 이후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고, 주가가 움직이지 않은 곳은 1곳이었다. 대표이사나 오너가의 지분 매입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아닌 셈이다.
상승률도 천차만별이었다. 대표이사의 주식 매입 이후 주가가 10% 이상 눈에 띄게 상승한 곳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 IET)와 바이온(032980) 등 두 곳 뿐이었다. SK IET는 지난 17일 노재석 사장이 10억7000만원 어치의 주식 1만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SK IET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이날까지 15.91% 급등했다. 노 사장이 1주당 평균 10만7626원에 주식을 매입한 것을 고려하면 이날까지 일주일여 만에 1억9874만원의 평가 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산된다.
바이온(032980) 역시 지난 4일 김병준 대표가 주식 20만주를 주당 678원에 매수하면서 당일에만 13.08% 급등했고, 이후에도 상승기조를 이어가면서 이날까지 16.26% 주가가 뛰었다.
회사 아닌 개인 자사주매입 효과 크지 않아
반면 대표이사나 오너가의 지분 매입 이후 주가가 하락한 경우도 많았다. SG(255220)는 박창호 대표가 지난 14일 1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수했다고 공시했지만 이날까지 주가가 7.99% 하락하면서 가장 손실률이 높았다.
마크로젠(038290) 역시 대표이사 등 임원진의 주식 매입이 주가에 크게 영향을 주치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김창훈·이수강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진들이 총 7억원 어치의 주식을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지만 전날과 같은 2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업 경영진이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향후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한편 그만큼 책임감 있게 경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투자자들은 통상 경영진의 지분 매입은 주가 상승 신호, 경영진의 지분 매각은 주가 하락 신호로 받아들인다. 다만 이러한 경영진의 의지 표명이 실제 주가 상승으로 무조건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자사주 매입에 나설 땐 수백억에서 수천억원 규모여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하지만 경영진 개인이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규모는 아니며, 이 보다는 기업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 등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