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을 온몸으로 겪으며 성장한 흙수저 정치인인 그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것은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바닥 민심과 그의 추진력에 대한 여권 안팎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국민의 폭넓은 선택을 받기 위해 그가 넘어야 할 산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고 자랑했던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은 “국민을 상대로 장사하고, 민간업자에게 7000억원대의 돈벼락을 안겨준 공공과 토건사업자의 짬짜미 부패사업”(경실련)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또한 검은돈 잔치를 벌인 측근들은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후보는 “경제에, 민생에 파란색, 빨간색이 무슨 상관이겠냐”며 “그 어떤 것도 먹고사는 문제보다 우선일 수 없다”고 했다. 코로나19에 지치고 삶의 질은 어느 때보다 팍팍해진 국민의 피로와 불안을 덜어줄 적절한 발언이다. 이 후보는 경선 결과에 대한 이낙연 후보측의 반발 등 당내 혼란도 넘어서야 한다. 내년 3월의 대선 결과는 그가 자신에 대한 불신·불안 해소와 함께 포용·화합의 리더십을 얼마나 더 보여줄 수 있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