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게 왔나…헝다 위기설에 월가 공포지수 33% 폭등(종합)

헝다 파산설에 홍콩 증시 급락…전세계 영향권
위험 자산 전반 충격…비트코인 동시에 폭락중
일각서 리먼 사태까지 거론…연준 스탠스 관심
  • 등록 2021-09-21 오전 4:06:09

    수정 2021-09-21 오전 4:15:20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3% 안팎 폭락하고 있다. 당초 예상치 못했던 중국발(發) 헝다(恒大·Evergrande) 리스크에 월가 공포지수는 33% 이상 폭등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48분 현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55% 급락한 3만3702.27에 거래되고 있다. 단박에 3만4000선이 무너졌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60% 떨어진 4317.70을 나타내고 있다. 4300선 붕괴가 코 앞으로 왔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2% 폭락한 1만4574.12를 나타내고 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3.40% 빠진 2160.84에 거래 중이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33.25% 폭등한 27.73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헝다그룹의 파산설이다. 전날 아시아 시장에서 홍콩 증시는 3.30% 빠진 2만4099.14에 마감했는데, 이는 헝다그룹이 오는 23일 도래하는 이자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탓이었다. 헝다는 주로 차입에 의존해 부동산 사업을 확장해 왔으며, 최근 전기자동차 등에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헝다를 파산하게 둘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일각에서는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재연할 수 있다는 진단이 있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이 헝다 위기를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과 비교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외에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감 △날씨가 추워지는데 따른 델타 변이 확산 공포 △미국 의회 부채한도 협상 난항에 따른 디폴트 우려 등이 한꺼번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주식전략가는 “S&P 지수가 20% 이상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위험자산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현재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2% 이상 급락하고 있다.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45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개당 4만34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24시간 내 단기 고점 대비 9% 가까이 내리고 있다.

비트코인 외에 이더리움은 10% 이상 하락하고 있다. 카르다노, 바이낸스코인, XRP, 도지코인 등은 각각 10%, 12%, 14%, 12% 정도 빠지고 있다. 내림 폭이 10% 이상에 달할 정도로 급락하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오는 21~22일 9월 FOMC를 여는 연준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주목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갑자기 위기에 빠지면 연준의 긴축 스케줄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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