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화학요법으로 '대장암' 환자의 생존 가능성 높인다"

  • 등록 2021-08-01 오전 7:56:15

    수정 2021-08-01 오전 7:56:15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대장암 치료에서 항암화학요법은 두 가지의 경우에 시행한다. 완치 목적의 근치적 절제술을 시행한 뒤 재발률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수술 후 보조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는 경우와, 진단 시에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했거나 원격전이가 있어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 시행하는 완화적 항암화학요법이 그것이다. 경희대병원·후마니타스암병원 종양혈액내과 맹치훈 교수를 통해 대장암 환자의 가장 대표적인 항암화학요법은 무엇이고, 어떤 환자를 대상으로 적용되며 약물요법으로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 등 자세히 알아봤다.

Q. 항암화학요법으로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

보조항암화학요법은 계획된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경우에 시행할 수 있는 치료로 재발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일부 2기 환자와 3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간혹 환자들이 보조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는 중간에 “항암치료 후 암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물어보시는 경우가 있는데, 보조항암화학요법은 먼저 육안으로 보이는 암을 수술을 통해 완전히 절제한 후 재발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므로,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는 당시에는 육안이나 각종 검사에서 잔존암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재발을 경험하는 것이 아닌 이상, 관찰되는 암 병변은 없어야 하므로 치료 과정 중 암이 좋아지고 있는지를 본다기보다, 항암화학요법 후 내내 재발없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보조항암화학요법은 치료 기간도 6개월 전후로 정해져 있고, 이후에는 항암화학요법을 종료한 후 재발 여부에 대해 추적관찰 하게 된다.

한편, 이미 대장암이 상당히 진행되었거나, 타 장기로의 전이가 있어 완치 목적의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완화적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한다. 과거에 대장암 수술을 받은 뒤 재발한 경우도 해당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전이암으로 발생하는 여러 증상들을 예방하거나 줄여주고, 나아가 암의 진행을 늦추어 생존 기간을 늘리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Q. 가장 대표적인 항암화학요법은?

첫 치료로서(즉, 1차 치료) 주로 옥살리플라틴, 이리노테칸 등의 세포독성항암제를 플루오로우라실과 함께 섞어 처방하는데, 오랜 기간 많은 임상 연구를 통해 대장암에 효과가 있음이 증명되었다. 또한, 종양조직에서 발현하는 각종 암 유전자의 발현 패턴에 따라 혈관신생억제제나 표피성장인자수용체 억제제 등의 생물학적 표적치료제를 병합하여 사용한다. 이러한 표적항암제는 암 자체의 분자유전학적 특성에 맞추어 사용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개별 환자마다 투여하는 약제가 달라질 수 있다. 표적항암제는 도입된 지 꽤 오래되어, 이제 환자나 환자의 가족 등 비의료인들에게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다는 느낌이다. 다만, 표적항암제를 마치 ‘기적의 신약’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가끔 있는데, 그보다는 기존 세포독성항암제만으로 치료하는 방식에 비해 치료 효과를 조금 더 강화하는 수준의 역할이라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대장암 종양조직에서 발현하는 유전자나 특정 단백질의 발현 패턴을 좀 더 다양하게 분석하여 이에 따른 약제 선택의 폭도 약간 확대되었다. 예를 들어, 종양 조직에서 고빈도-현미부수체 불안정성(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 MSI-H)을 보이거나, 불일치복구결함(Deficient mismatch repair, dMMR)라는 특정한 분자생물학적 패턴을 보이는 경우에는 키트루다 등의 면역항암제 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위에서 언급한 세포독성항암제와 표적치료제에 반응이 없는 경우 레고라페닙, 트리플루리딘/티피라실 등 새로운 계열의 경구항암제로 치료해볼 수도 있다. 그러나 면역항암제를 포함한 이들 약제는 아직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 고가의 항암제들이어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하여 치료에 따른 장단점을 주치의와 함께 고려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Q.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과 대처?

환자들이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 그 자체로 겪는 충격과 불안이 가장 크겠지만, 뒤이어 찾아오는 또 하나의 큰 걱정은 항암치료에 따르는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다. 암으로 진단받은 것만으로도 벅차고 힘든데, 이제 과연 그 어렵다는 항암치료를 잘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오는 두려움은 아마 모든 환자분들께서 느끼는 걱정일 것이다. 개인마다 다양한 차이가 있지만, 대장암에서 주로 사용하는 항암화학요법은 울렁거림, 구토 등의 부작용이 아주 심하지는 않은 편이라 할 수 있다. 항암제는 구토나 메스꺼움을 유발하는 빈도에 따라 가장 심한 수준, 보통 수준, 거의 구토가 없는 수준 등으로 나뉘는데, 대장암 치료에 쓰이는 항암제는 대개 보통 수준이거나 그 이하에 해당한다. 근래에는 미리 구토나 울렁거림을 억제하는 예방조치들이 과거에 비해 많이 발달하였으므로, 상당수의 환자들이 한결 수월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다만 약제에 따라 일부 치료에서는 탈모를 비롯하여, 다양한 부위에서 체모 소실이 올 수 있다. 물론 항암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회복된다. 그 외에 손발이 저리거나 미세한 손동작이 불편해지는 말초신경병증, 입 안이 허는 증상, 설사, 손·발바닥의 피부가 벗겨지거나 물집이 잡히는 증상 등이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모든 환자에서 고루 빠짐없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여러 종류의 부작용 중 주로 몇 가지 정도가 다양한 수준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때로 부작용의 정도가 너무 심하면 적절한 범위 안에서 약물의 강도를 조절하거나 치료를 보류, 중단할 수 있다. 따라서, 지나치게 부작용부터 걱정하기보다는, 주치의와 지속적인 상담과 조치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가끔 진료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항암치료에 따르는 부작용은 응당 환자가 참고 감당해야 하는 것으로만 여기고 의사에게 잘 표현하지 않고 참기만 하는 경우도 가끔 본다. 심지어는 부작용이 견디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를 조절할 기회를 찾아보지도 못한 채 임의로 항암치료를 그만두고 병원에 오지 않는 경우도 가끔 있어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주치의와 긴밀히 상의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견딜만한 수준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환자와 의사가 함께 노력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Q. 치료 가능성이 높아지는 대장암.

대장암은 치료율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는 대표적인 암이다. 진단 후 2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도 드문 사례가 아니다. 조기 발견 시 수술, 필요 하면 보조항암화학요법 등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고, 전이성 대장암이거나 재발의 경우라 하더라도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치료할 수 있다. 환자 개인마다 신체 조건이 다양하고 약물의 효과와 부작용도 다르므로 주치의와의 꾸준한 상담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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