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이 맞았어"…美 상장 대어 베팅 국내 투자자들 '환호'

그랩 나스닥 상장 소식에 투자자 '두근두근'
현대차·SK·네이버·미래에셋·스틱인베 '흡족'
코인베이스 상장에 두나무 美상장 가능성↑
두나무 지분 7.7% 보유한 카카오 수혜 거론
  • 등록 2021-04-28 오전 12:13:00

    수정 2021-04-28 오전 12:13: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동남아의 우버’라 불리는 ‘그랩(Grab)’이 미국 증시 입성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자금을 베팅한 재무적투자자(FI)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예상을 웃도는 기업가치로 상장할 경우 원금 대비 몇 배에 달하는 엑시트(자금회수)가 가능해서다. 최근에는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까지 미 증시에 안착하면서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 투자한 FI들도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그랩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을 통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AFP)
27일 투자은행(IB)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그랩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을 통해 이르면 오는 7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그랩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투자회사인 알티미터캐피털이 설립한 스팩 ‘알티미터 그로스’와 합병해 미 증시에 데뷔할 예정이다.

미국 자본시장에서 보는 그랩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396억달러(44조5000억원). 현재 점치는 규모로 상장까지 이어질 경우 역대 스팩 상장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랩의 미 증시 데뷔가 가까워지면서 투자자들의 면면도 주목받고 있다. 가장 큰 수혜자는 2014년 이후 그랩에 약 30억 달러를 투입해 19%(79억 달러 규모)의 지분을 소유한 소프트뱅크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와 중국 디디추싱도 각각 12.98%(54억 달러)와 6,73%(28억 달러)의 지분을 보유할 전망이다.

국내 투자자로는 2018년 2억7500만 달러를 투자한 현대차(005380)그룹과 같은 해 2억5000만 달러를 베팅한 SK(034730),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 펀드를 통해 1억5000만달러를 매입한 미래에셋증권(006800)네이버(035420), 지난해 7월 2억 달러를 투자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이들 모두 그랩 상장에 따라 3000억~5000억원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14일(현지시각) 뉴욕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마켓사이트 앞에 새겨진 코인베이스(사진=AFP)
최근에는 가상화폐 거래소로는 처음으로 미 증시에 입성한 코인베이스도 열기를 불어넣고 있다. 코인베이스가 제도권 자본시장에 입성하자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미 증시 상장 얘기가 솔솔 나오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두나무 지분 7.7%를 보유한 카카오(035720)를 수혜자로 꼽는 모습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인베이스 상장으로)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가 자산으로 인정받는 과정에 있다”며 “두나무가 코인베이스 대비 거래대금 규모가 크며 분기 영업이익도 4000억~5000억원 수준인 상황에서 상장하게 될 경우 상당한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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