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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068270)은 12일(현지시간)부터 15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유럽류머티스학회(EULAR)에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전문가들이 관심을 보인 것은 리얼 월드(real world) 데이터다. 리얼 월드 데이터는 특정 조건에 맞는 환자가 대상인 임상시험과 달리 다양한 상태의 환자들이 포함되기 때문에 유효성과 안전성을 인정받는데 더 큰 영향을 끼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과 축성 척추 관절염 환자 533명을 대상으로 엔브렐(화이자)을 쓰다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베네팔리(삼성바이오에피스)로 약을 바꾸고 6개월 지난 시점까지 관찰했을 때 두 환자군에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엔브렐·레미케이드(얀센)·휴미라(애브비) 등 자가면역질환 대표치료제와 이들 약의 바이오시밀러를 쓰는 환자 1461명을 대상으로 처방 후 6개월 및 1년간의 치료경과를 비교해보니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 약들간의 질병 변화 양상 수준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팔리는 유럽 출시 3년만에 해당성분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90%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이미 유럽 주요 5개국 시장에서는 처방수 기준으로 엔브렐을 넘어섰다. 회사 측은 세계 최대 매출 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랄디는 지난해 10월 4종의 바이오시밀러가 동시에 출시한 상황에서도 1위에 오른 후 해당 시장에서 점유율 46%를 달성할 만큼 격차를 벌이고 있다. 박상진 삼성바이오에피스 전무는 “임랄디는 레미케이드, 엔브렐 등 이전에 바이오시밀러가 나왔던 약들에 비해 오리지널 약 시장 잠식 속도가 더 빠르다”며 “현재 속도로 본다면 앞으로 2~3년 후에는 오리지널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유럽서 허가 심사 중인 램시마SC(피하주사형)를 집중 홍보했다. 홍보 부스도 사람들의 왕래가 가장 많은 입구 가까운 곳에 초대형으로 마련했다. 램시마 성분명인 인플릭시맙은 우수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피하주사로 개발되지 않아 시장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상준 셀트리온 임상개발본부 수석 부사장은 “정맥주사(IV)는 치료를 위해 환자가 병원을 찾아야 하지만 피하주사는 환자가 집에서 스스로 놓을 수 있어 편의성은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회사가 이번에 최초로 공개한 램시마SC와 램시마IV를 비교한 임상1/3상시험에 따르면 30주 이상 추적관찰했을 때 램시마SC가 램시마IV에 비해 질병활성도와 안전성에서 차이가 없었다. 이 부사장은 “편의성을 개선한 만큼 램시마SC를 세계 매출 1위 의약품 휴미라를 넘어설 수 있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의 의료비 절감효과를 밝힌 연구결과들도 선보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파트너인 바이오젠은 이번 학회에서 올해에만 바이오시밀러 3종으로 18억 유로(약 2조 4000억원)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치를 발표했다.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환자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시장규모가 2020년 500억달러(약 60조원)에서 2030년에는 1600억달러(190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무는 “바이오시밀러의 수가 늘고 수년간의 경험으로 바이오시밀러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국가차원에서도 의료비 절감의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선전에 대해 업계는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를 아직 ‘복제약’으로 보는 불편한 시선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연구결과로 무장한 국산 바이오시밀러들이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고 오리지널 약의 한계를 뛰어넘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EULAR는 미국류머티스학회와 더불어 세계 최대 류머티즘 학술행사로 꼽힌다. 이번 학회에는 전세계에서 1만 5000명 이상의 류머티스 전문가들이 집결했다. 이 행사기간 동안 4000건 이상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