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뜨는 바이오시밀러, 정부가 발목 잡을라

  • 등록 2018-06-27 오전 2:00:00

    수정 2018-06-27 오전 2:00:00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셀트리온은 2013년 업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생물학적 의약품 복제약)인 ‘램시마’를 출시했다. 이후 램시마는 유럽시장에서 50% 이상 점유율을 기록,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인 레미케이드(존슨앤드존슨)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셀트리온은 이어 각각 ‘허셉틴’과 ‘리툭산’(이상 로슈)의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와 ‘트룩시마’도 상용화했고, 그 결과 지난해 전년보다 41.5% 늘어난 매출액 9491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는 각각 레미케이드와 ‘엔브렐’(암젠)의 바이오시밀러인 ‘플릭사비’와 ‘베네팔리’를 2015년 잇달아 상용화했다. 이어 각각 ‘휴미라’(애브비)와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와 ‘온트루잔트’까지 상용화했다. 에피스는 2015년 당시 239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이듬해 1474억원, 지난해 3148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바이오시밀러가 제약·바이오산업에 있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화학적 의약품 복제약인 제네릭과 부가가치에서 ‘하늘과 땅’ 차이를 보인다. 바이오시밀러의 평균가격은 제품 당 3000달러로 30달러인 제네릭보다 100배 정도 비싸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시장은 2013년 9억달러에서 2016년 43억달러로 3년 새 5배 정도 커졌다. 이어 2020년에는 304억달러, 2026년에는 80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나오기 시작한 바이오의약품들의 특허 만료가 최근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바이오시밀러 수출액은 13억 6213만달러로 전년 6억 9230만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도 바이오시밀러 산업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정부는 바이오시밀러 산업과 관련, 2020년까지 △국내 생산 200억달러 △글로벌 시장점유율 22% △수출 100억달러 △고용 12만명 △글로벌 기업 5개 달성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국내 바이오시밀러 산업이 최근 홍역을 치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에피스의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 두 달 가까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연구·개발(R&D)비 회계 처리 방식과 관련, 석 달째 금감원으로부터 테마감리를 받고 있다.

에피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업체들이 회계 이슈로 발목이 잡히는 동안 후발주자로 나선 해외 제약사들에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통째로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미국 화이자는 이달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인 ‘레타크리트’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역시 휴미라 복제약인 ‘실테조’의 판매허가를 미국과 유럽에서 잇달아 받았다.

우리나라가 어렵사리 주도권을 잡은 바이오시밀러 분야. 금융당국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누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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