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미 양국 정상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한미 합동 군사 훈련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오후 10시부터 30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대화에 대한 양국 간 관심사에 대해 논의하면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지난 해 11월 30일에 이어 35일 만에 이뤄진 두 정상의 통화는 이번이 8번째다.
양국 정상은 평창올림픽이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하는 한편, 올림픽 기간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고 대신 양국 군이 올림픽의 안전 보장에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더는 도발하지 않을 경우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할 뜻을 밝혀주시면 평창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이 되고 흥행에 성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께서 저를 대신해 그렇게 말씀하셔도 될 것 같다”며 “올림픽 기간에 군사 훈련이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셔도 된다”고 답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4일 밤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왼쪽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다. [사진=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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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한미 양국 군의 대규모 연합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은 3월 18일까지 이어지는 2018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일정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보통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은 2월 말~3월 초 시작하는데, 2008년부터 키리졸브라는 이름으로 명칭을 바꾼 이후 지난 10년간 훈련을 4월에 시작한 적은 없었다.또한 문 대통령은 “남북 대화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남북 대화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 북한의 대화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대화 성사를 평가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대화 과정에서 우리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알려달라”며 “미국은 100%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기간에 가족을 포함한 고위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