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추미애 대표 '친문'을 넘어서야 산다

  • 등록 2016-08-29 오전 4:00:00

    수정 2016-08-29 오전 4:00:00

‘친문(친문재인)계’ 지원을 받은 추미애 의원이 ‘8.27 전당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선출됐다. 대표뿐 아니라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문계 인사들이 대거 당선돼 선출직 지도부는 친문계가 장악한 형국이 됐다. 앞서 이정현 대표 선출로 ‘도로 친박당’이 된 새누리당의 복사판으로 더민주당 역시 ‘도로 친문당’으로 돌아간 모습이다. ‘도문 도박’이 현실화한 셈이다.

승리한 추 대표에게 축하와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추 대표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대내적으로는 통합을 이뤄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는 게 급하다. 무엇보다 내년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특정계파에 휘둘리지 않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책무가 있다. 통합과 혁신으로 야권 지지층을 재결집해 정권교체를 이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추미애 호’(號)의 순항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사진=연합뉴스)
추 대표는 “이제부터 주류·비주류, 친문·비문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적재적소의 당 운영을 통해 정권 교체하는 더민주를 준비하고 이끌어나가겠다”고도 했다. 통합의 탕평 인사로 당의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다짐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친문계 지원으로 제1야당 당수가 된 추 대표가 과연 계파 논리를 떨치고 소신을 펼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지도부가 친문계 일색이라는 점도 그렇다. 특정계파가 당 운영을 좌지우지하면 통합은 물 건너간다. 외연 확장에도 걸림돌로 작용해 대선 경선에서 역동성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추 대표는 김종인 전 대표의 “친문 15%로는 (대선에서) 안 된다”는 비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문재인 대선 후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선 승리다. 추 대표가 진정 정권교체를 바란다면 ‘친문’을 넘어서야 한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치력을 발휘해 정국 주도권을 쥐는 일도 중요하다. 추 대표는 ‘선명하고 강한 야당’을 강조했다. 당장 ‘사드 배치 철회 당론화’ 등 대여 강성 복귀는 정해진 길처럼 보인다. 하지만 야성 회복 못지않게 민생을 도모해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것은 더 높은 가치다. 대화와 타협의 ‘협치’를 통해 ‘국리민복’의 상생 정치를 펼쳐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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