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던 초고가 아파트, 할인분양 나선 까닭

3.3㎡당 4240만원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 중도금 무이자로
발코니확장에 오븐·냉장고 등 무상지급
마포자이 3차도 계약조건 완화..계약금 1000만원
“단지 브랜드 경쟁력 제고 위해”
인천·경기서도 할인혜택 단지 속출
“기존 계약자·건설사 마찰 해결해야”
  • 등록 2016-03-02 오전 5:30:00

    수정 2016-03-02 오전 5:30:00

△주택시장이 침체하면서 미분양 물량을 서둘러 털어내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 전환 및 발코니 무료 확장 등 사실상 ‘할인 분양’에 나서는 분양 단지가 늘고 있다. 지난해 10월 분양 당시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는 서울 반포동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모델하우스. 이 아파트는 미분양이 발생하자 발코니 및 옷장 무상 제공 등의 혜택을 내걸고 판촉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사진=김성훈 기자]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지난해 11월 서울 반포동에서 분양된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 아파트. 서초한양아파트 재건축 단지로 당시 평균 12대 1, 최고 87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 마감됐다. 그런데 반포동에 있는 이 아파트 모델하우스 외벽에는 현재 ‘할인 분양’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잘 나가던’ 서울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의 콧대가 꺾였다. 최근 계약률이 예상 밖으로 저조하자 특별(할인) 분양에 나선 단지가 적지 않다. 일부 단지는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무이자로 전환하거나 계약금을 정액제로 운영하는 한편, 발코니 확장 등을 무상으로 실시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콧대 높던 고가 분양 단지서 할인 분양 많아

래미안 아이파크는 지난해 서울에서 공급된 아파트 중 분양가가 가장 비쌌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4240만원에 달했다. 그런데도 청약은 잘 됐다. 240가구(특별공급 17가구 제외) 모집에 2957명이 몰린 것이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최근 최근 계약 조건을 바꿨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고, 유상 옵션도 무상으로 변경했다.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사실상 할인 분양에 나선 것이다. 분양 담당자는 “유상 옵션이었던 중문과 오븐, 식기세척기, 빌트인 김치냉장고 및 냉동고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전용면적 84㎡형 기준 약 3500만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작년 서울·수도권에서 두 번째로 분양가가 비쌌던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아파트(삼호가든4차 재건축 단지)도 요즘 선착순 분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평균 분양가가 3.3㎡당 4040만원이었던 이 아파트는 지난 10월 분양 당시 평균 21.1대 1, 최고 131대 1의 청약 경쟁률로 조기 완판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전체 751가구(일반분양 201가구) 중 일부가 미분양되자 최근 발코니·옷장·바닥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전용133㎡형의 경우 3500만원의 가격 할인 혜택도 주기로 했다.

지난해 평균 분양가 상위 ‘톱10’에 들었던 ‘마포 자이 3차’ 아파트(3.3㎡당 평균 2155만원)도 전용 84㎡형에 한해 특별 분양 중이다. 염리2구역을 재개발한 이 아파트는 최고 청약 경쟁률 51.5대 1을 기록했지만 완판에 실패하면서 계약 조건을 완화했다. 계약금을 분양대금의 10%에서 1000만원 정액제로 전환한 것이다. 발코니도 무상으로 확장해 주고 있다. 현재 이 단지는 일반분양 436가구 중 30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싼 가격만 보고 구입했다간 낭패 볼 수도”

분양가 인하 및 발코니 무료 확장과 같은 사실상의 할인 분양은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진다. 기존에 분양받는 계약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서다.

그런데도 분양 계약 조건 변경에 나서는 건설사들이 많은 것은 그만큼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김의열 한국주택협회 정책시장은 “분양 경기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 미분양 물량이 많이 남자 결국 할인분양 카드를 꺼내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건설사들이 분양시장 호황에 고분양가로 공급해도 팔릴 줄 알았지만 수요자의 가격 거부감이 만만찮은 상태”라며 “회사 및 브랜드 이미지를 감안해 미분양으로 남겨두는 것보다 서둘러 계약을 성사시키는 게 낫다고 건설업체들이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파격 조건을 내세운 할인 분양 단지들이 적지 않지만 싼 가격만 보고 무턱대고 구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괜찮은 물건인데도 시장의 영향을 받아 가격을 할인하는 경우도 있지만 입지나 상품, 브랜드가 떨어지는 단지인 경우도 많다”며 “가격 메리트만 보고 할인 분양 단지를 덥석 매입하기보다는 입지와 수요 유입, 가격 상승 여력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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