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상당한 규모의 외화자금이 유입돼 외화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미국 등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에 글로벌 주식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주요국의 주가상승률이 국내보다 높았던 영향도 크다. 다만 해외증권투자가 늘어나면서 국내로 들어온 달러가 밖으로 빠져나갔지만, 환헷지로 인해 달러-원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을 막는 데는 별 도움이 못 됐단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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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충식 한은 자본이동분석팀장은 “올 상반기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세가 좋아질 것이란 전망에 글로벌 주식이 좋아진 영향으로 국민연금 등이 해외투자를 늘렸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 들어와선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기관 투자자들이 경상수지 흑자 등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해외증권투자를 늘린 영향”이라고 밝혔다. 기관 투자자 등 기타부문의 해외증권투자가 1분기 59억7000만달러 증가한 데 이어 2분기엔 92억6000만달러나 급증했다.
특히 오는 10월 홍콩을 통해 중국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후강통(상하이와 홍콩 증시 교차 매매) 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홍콩과 중국의 주가 상승률이 높아졌다. 기관투자자에 비해 규모는 적지만, 여기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났단 해석도 나온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해외투자영업부 차장은 “후강통 제도 시행 기대감으로 홍콩에 있는 블루칩에 투자가 가능해지니까 홍콩과 중국 증시가 반등했다”며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에 양도소득세가 분리과세되니까 직접투자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승헌 한은 외환시장팀장은 “주식투자의 경우 환헷지를 하지 않지만, 채권투자는 환헷지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환헷지를 할 경우엔 스왑시장에만 영향을 미칠 뿐, 현물환 환율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은은 최근 금통위 의사록에서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및 해외직접투자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나가고 있지만, 대부분 환헷지를 하고 있어 거주자의 해외투자가 외환시장의 환율 하락 압력을 크게 완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어해설=환헤지(FOREX Hedge)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선물환을 매도하거나 매수하는 행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