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담배처럼 주류에도 건강증진기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알코올 관련 질병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명분이다. 현재 담배 1갑에는 354원의 건강증진기금이 부과된다.
주류업계는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가격이 인상은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맥주와 소주, 위스키의 출고가에서 주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52%에 달한다.
주류업계가 “주류에도 적잖은 세금이 부과되고 있어 주세의 일부를 건강증진기금으로 사용하면 된다”며 반발하는 이유다.
주류 광고를 규제하려는 시도가 가장 많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외 17인은 지난해 청소년이나 소아가 관람 가능한 영화의 상영 전후의 주류 광고를 금지토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주류 광고의 내용이나 시간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논의 단계에 있다. 알코올분 15도 이상 주류의 판매용기에 경고사진을 부착하고 학교·관공서·대중교통수단 등에 주류 광고를 금지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주류 소비를 억제하려는 법안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이른바 ‘4대 중독법’이 대표적이다. 국가 및 지자체가 과도한 음주를 방지하기 위해 주류의 생산·유통·판매 관리를 위한 필요시책을 마련토록 하는 내용이다. 초·중·고등학교 뿐만 아니라 대학교에도 주류 반입을 금지하는법안도 발의된 바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공공장소에서 음주를 하지못하도록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와는 별도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년부터 주류 제품에 원재료와 함량, 첨가물 등 사용성분을 표시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반해 규제 완화 움직임은 지난해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주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정도만이 꼽힌다. 이 법안에는 맥주 원료의 사용량 및 맥주 제조장의 시설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주류로 인한 폐해만 강조하면서 불필요한 규제를 강화하는 분위기다”면서 “건강증진기금 부과와 같이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정책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