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0.26포인트, 0% 상승한 1만6072.80으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도 0.29포인트, 0.02% 뛴 1802.77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전일보다 23.18포인트, 0.58% 높은 4017.75를 기록하며 2000년 9월 이후 처음으로 4000선에 안착하며 마쳤다.
미국 주택경기 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심리지표는 저조했다. 지난 9월과 10월 건축허가 건수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대도시 집값도 상승한 반면 11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 경기신뢰지수는 7개월만에 최악의 수준에 머물렀다.
기업 실적도 엇갈린 모습이었다. 유로존의 명품 주류업체인 레미 꾸앙트로와 휴고 보스 등의 실적이 부진하고 미국 최대 서점인 반즈앤노블도 저조한 매출을 보였지만, 럭셔리 주얼리 업체인 티파니는 깜짝 실적을 내놓으며 연간 이익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실적 호조의 주인공인 티파니가 9% 가까이 급등했고 월트 디즈니도 상승세를 지속하며 대형주 강세를 이끌었다. 또 조스 A. 뱅크 클로더리스의 인수합병 제의를 거부했던 멘스 웨어하우스는 오히려 조스 A. 뱅크에 역으로 인수를 제의했고, 이 소식에 두 기업 모두 10%대의 급등세를 탔다.
아울러 주택경기 호조 덕에 레너와 풀트그룹, D.R호튼 등 대표적인 건설주들이 동반 랠리를 보였다.
반면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업체인 뉴언스 커뮤니케이션스는 내년 조정 매출 전망치를 시장 기대보다 낮게 제시한 탓에 주가가 18.04%나 급락하고 말았다.
◇ 로버트 쉴러 “주택시장 단기모멘텀에 속지마라”
주택시장 버블(거품)을 경고하고 있는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가 최근 주택가격 지표들에서 나타나는 단기적인 모멘텀에 대해 과신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쉴러 교수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이상 주택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멘텀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가 주택가격 상승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이것이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한 세력들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압류 등으로 인해 가격이 크게 하락한 주택들을 기관투자가들이 대규모로 매집하는 과정에서 주택가격이 크게 뛰고 있는데, 지금까지 이들이 매입한 주택수는 10만채에 이르고 있다. 기관들은 이렇게 매입한 주택을 임대로 돌리고 심지어 향후 임대료를 담보로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쉴러 교수는 “주택가격 지표가 상승세를 지속했다곤 하지만 이것이 주택시장이 또 한 번의 큰 새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증거로 볼 수 없다”며 “주택가격이 오르는 만큼 투자자들은 주택시장에 대해 크게 열광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 美 건축허가 5년 4개월 최대..집값도 오름세 지속
미국 상무부는 주택착공의 선행지표 격인 건축허가 건수가 지난 9월에 5.2% 증가한데 이어 10월에도 6.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8월의 3.8% 감소에서 두 달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특히 건축허가 건수 총 규모는 103만4000건으로, 93만건이었던 시장 예상치는 물론이고 9월의 97만4000건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08년 6월 이후 무려 5년 4개월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단일가구 주택 건축허가는 10월에 0.8% 증가한 62만건을 기록한 가운데 다세대 주택 건축허가는 15.3%나 급증한 41만4000건에 이르렀다.
또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케이스쉴러가 함께 발표한 지난 9월중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지수는 계절조정 전월대비 1.0% 상승했다. 이는 앞선 8월의 0.9% 상승보다 상승폭이 확대됐고 0.8% 상승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도 웃돌았다. 전년동월대비로도 집값이 13.3% 상승해 시장 전망치인 13.0% 상승을 넘어섰다. 특히 이는 지난 2006년 2월 이후 무려 7년 7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주요 10대 대도시만 놓고 봐도 계절조정 전월비로 집값은 0.9% 상승해 앞선 8월 확정치인 0.9%와 같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전년동월대비로도 집값이 13.3% 상승해 8월의 12.8%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3분기 전체로도 대도시 집값은 전년동기대비 11.2% 상승했고 계절조정 전기대비로도 2.4% 올랐다.
◇ 반즈앤노블, 매출 부진..티파니는 年전망 상향
반면 이 기간중 매출액은 17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의 18억8000만달러보다 8% 감소했다. 이는 17억7000만달러였던 시장 전망치에도 못미친 수준이었다. 동일점포 매출도 방문객 감소로 인해 3.7% 줄었다. 특히 부진을 지속하고 있는 ‘누크’ 사업부에서의 매출이 1억900만달러로, 전년동기에 비해 32.2%나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세계 2위의 럭셔리 보석류 소매업체인 티파니의 올 3분기(8~10월) 순이익이 9460만달러, 주당 73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6320만달러, 주당 49센트보다 증가한 것으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58센트도 크게 상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억1150만달러로 전년동기의 8억5270만달러보다 증가한 것은 물론이고 8억8800만달러였던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다. 또한 이 기간중 동일점포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7% 증가했다.
이에 따라 회사측은 올해 회계연도 연간 순이익 전망치를 주당 3.65~3.75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종전 전망치였던 주당 3.50~3.60달러보다 상향 조정된 것이다.
◇ 美가계 경기기대, 7개월래 최악..고용부진 탓
이달중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크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노동시장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탓으로, 향후 경기와 소비경기 개선세가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컨퍼런스보드는 11월중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가 70.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전망치인 72.6은 물론이고 앞선 지난 9월 확정치인 72.4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이는 최근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기준치인 100보다 높을수록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가계가 더 많다는 뜻이다. 다만 통상 지수가 90은 돼야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세부 항목별로는 ‘앞으로 6개월 뒤 고용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12.7로, 앞선 10월의 16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며 지난 2011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또 향후 소득에 대한 기대지수도 15.7에서 14.9로 하락하며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