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목동에서 임대사업을 하기 위해 도시형생활주택 건축을 계획 중이었던 박모(50)씨는 최근 이 계획을 접기로 했다. 당장 6월부터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 주차장 기준이 대폭 강화되기 때문이다. 박씨는 “주차장 기준이 강화되면 똑같은 면적의 토지에 지을 수 있는 원룸이 줄어 결과적으로 건물자산이 대폭 하락할 수밖에 없어 이전보다 투자가치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장기화하는 저금리 기조로 과거처럼 은행 예금 수익률이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다 보니 요즘엔 매달 월급처럼 임대료가 나오는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다. 그러나 이마저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수익형부동산의 대표 상품인 오피스텔은 공급과잉으로 임대료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데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앞으로 짓기가 더욱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이들 상품은 여전히 은행예금 수익률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긴 하지만 과거보다 옥석 가리기가 더욱 절실해졌다.
오피스텔 임대료 ‘쭉쭉’…공급과잉 여파 올해도 ‘지속’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오피스텔 월세가격 변동률은 -0.5%를 기록했다. 유형별로 단독주택(-0.1%), 연립·다세대(-0.2%), 아파트(0%) 등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가장 크다. 서울(강남 -0.1%, 강북 -0.6%)은 오피스텔 임대료가 0.3% 하락했고 경기는 0.8% 내려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오피스텔 월세지수가 정점을 찍었던 2012년 3월과 비교하면 서울은 -1.4%를 기록했고 경기는 -2.8% 인천은 -4.5%로 낙폭이 가장 컸다. 하락폭은 대체로 면적이 넓을수록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윤지해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서울·경기의 오피스텔 수익률이 하락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5%를 웃돈다”며 “그러나 임대관리·세금 등을 고려하면 오피스텔 수익률은 1.5%포인트 낮아져 입지 등을 더욱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빌트웰종합건설사가 주차장 기준이 강화된 뒤 사업성을 따져본 결과 수익률이 최대 20%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서울 목동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대지 303㎡에 종전기준을 적용해 건물을 올리면 용적률 199%를 적용받아 전용면적 18㎡의 원룸 15가구(1층 필로티, 2층 근린생활시설 등)를 넣을 수 있고 7대의 주차장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바뀐 기준을 적용하면 용적률이 160%로 하락해 5층 건물에 원룸 12가구만 지을 수 있다. 이 지역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만원의 임대료가 형성돼 있는데 주차장 기준 강화로 임대료 수익이 20%가량 줄어든 것이다.
안진수 빌트웰종합건설사 대표는 “주차장 기준이 강화되면 용적률이 낮아져 임대료 수익은 물론 건물 전체의 자산가치도 대폭 하락한다”며 “수익률 차이가 너무 커 임대사업을 위해 원룸을 지으려고 했던 임대사업자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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